시장실·비서실 컴퓨터, 직원 업무일지 등 확인…4인방 조사 후 압수수색 나서
검찰, '대장동 의혹' 성남시장실·비서실 뒷북 압수수색(종합)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성남시청 시장실과 비서실을 압수수색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성남시청에 검사와 수사관 등 23명을 보내 시장실과 비서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검찰은 시장실과 비서실 내 컴퓨터에 대장동 개발 관련 자료가 남아있는지 수색하는 한편 직원들의 과거 업무일지 등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수미 현 성남시장이 업무를 본 지 3년이 훌쩍 지났고, 비서실 직원도 전부 물갈이된 만큼 이재명 경기지사가 시장 시절 생산한 자료들이 얼마나 남아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20여일이 지난 시점에야 등 떠밀리듯 압수수색을 나간 탓에 직원들이 이미 관련 자료를 처분했을 가능성도 한쪽에서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이달 15일 성남시청을 1차 압수수색할 때도 대장동 사업 관련 부서에서만 자료를 확보하고 시장실, 비서실은 제외해 뒷북·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뒤늦은 시장실 압수수색에 대해 "시장실을 안 가려던 게 아니라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이었다"며 "'누가 대상이다, 아니다'라고 말은 못 하지만 의혹 관련자들을 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4인방'을 잇달아 함께 조사한 뒤 시장실과 비서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앞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달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고발된 만큼 수사 범주에 들어간다고 명확히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뒤늦게라도 검찰이 성남시장실과 비서실까지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무성한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지사와 그의 측근들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초과 이익 환수 조항과 관련해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포함됐다가 7시간 만에 삭제됐다'는 질문에 "삭제한 게 아니고 추가하자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게 팩트"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배임 논란이 일자 이 지사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가 그때 의사결정을 이렇게 했다는 게 아니고 최근에 언론에 보도가 되니까 이런 얘기가 내부 실무자 간에 있다고 알았다.

당시에 저는 들어본 일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