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에서 물건 보고 "보고 싶다" 연락
피해자 "서울 한복판서 이런 일…어이 없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한복판에서 중고 명품시계를 대면 판매하려다 거래 상대방에게 도난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날 오전 5시께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정문 인근에서 오메가 손목시계를 구매할 것처럼 접근한 뒤 이를 차고 도망간 남성을 추적하고 있다. 도난당한 시계는 약 900만원에 거래되는 고가의 물품이었다.

피해자 A 씨는 이날 오전 2시 30분께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 이 시계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한 남성이 오전 4시께 "지금 만나서 시계를 볼 수 있느냐"는 메시지를 보냈고, A 씨는 시계를 팔고 싶은 마음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시계와 보증서를 챙긴 A 씨는 홍대 정문 근처에서 이 남성을 만났다. 남성은 시계를 한 번 차 볼 수 있느냐고 물었고 A 씨는 이를 승낙했다. 시계를 착용한 상태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이 남성은 느닷없이 보증서를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A 씨는 남성을 300m가량 쫓으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A 씨와 함께 약 30분간 주변을 수색했지만, 남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남성은 범행 직후 당근마켓을 탈퇴하고 A 씨에게 휴대전화 번호 등의 신상 관련 정보를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범인의 동선을 파악할 방침이다. A 씨는 "아무리 새벽이라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