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닷컴과 시너지 낸 이마트
2년 만에 시총 3위→1위로
대장주였던 롯데쇼핑 4위 추락
판도 뒤흔든 재택근무 열풍
동서, 작년말 시총 2위 올라
한샘, 가구교체 효과로 8위로
‘세상의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느냐’는 기업 가치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코로나19 이후 약 2년 새 유통 대장주 시가총액 1~3위는 모조리 자리 바꿈을 했다.
e커머스 경쟁력이 시총 좌우

유통 대장주 자리를 좌우한 건 e커머스(전자상거래) 경쟁력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는 쓱닷컴과의 시너지를 통해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도 상승했다”며 “롯데쇼핑의 경우 롯데하이마트,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롯데마트 등 유통 밸류체인을 모두 갖고 있다 보니 e커머스 전략을 위한 퍼즐 맞추기가 더 복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플랫폼 ‘롯데ON’의 경쟁력 강화 전략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기회도 이마트에 내줬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스타벅스와의 시너지 등을 앞세운 이마트의 올해 영업이익은 3780억원으로, 작년 대비 59.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올해 3130억원으로, 작년보다 9.5%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이마트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2만8556원이다. 21일 종가 16만1500원을 감안하면 40%가량 더 오를 여력이 있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재택근무도 유통업계 판도를 뒤흔든 강력한 변수다. 자회사 동서식품을 거느린 동서가 대표적인 예다. 동서식품은 ‘카누’ ‘맥심’뿐 아니라 스타벅스 등의 즉석음용(RTD·ready to drink) 제품을 생산 중인데 재택근무 일상화로 실적이 크게 개선돼 2019년 말 유통주 시총 10위에서 작년 말 2위로 뛰어올랐다. 호텔신라, 롯데쇼핑을 제쳤다. 재택근무가 줄어들고 직장인이 사무실로 복귀한 지금은 6위로 밀려났다. 한샘 역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가구 교체 수요가 증가한 효과로 시총이 14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눈앞의 변수는 ‘위드 코로나’
현 시점 유통주의 최대 변수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다. 2019년 말 유통주 시총 9위였던 현대백화점은 현재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신세계가 2년간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10위권 안에 머물렀던 것과 대조적이다. 고가 명품 라인에 강점을 가진 신세계가 ‘보복소비’ 효과를 누린 반면 의류 카테고리에 강점이 있는 현대백화점의 실적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아서다. 반대로 말하면 위드 코로나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실적 개선폭을 기대할 수 있다.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제시하면서 “다음달 국내 주요 경제활동인구의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이 완료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백화점의 패션·잡화 수요 회복이 4분기에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