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시몬느는 18~1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률은 수십 대 1 수준이었고, 대부분 기관투자가가 희망가격 범위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신청 건수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몬느는 당초 공모가를 희망가격 범위(3만9200~4만7900원) 상단보다 37%가량 낮은 3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재무적 투자자(FI)인 블랙스톤 측과 이견 차이로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공모가를 낮추면 시가총액이 1조원대로 낮아지고 구주 매출 규모도 1000억원가량 줄어든다.
증권가는 시몬느가 전통 제조회사라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로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이긴 하지만 명품백 시장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모가를 너무 높게 책정한 것도 흥행 실패 이유로 꼽힌다. 이 회사는 주가수익비율(PER) 30.53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2조1090억원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24~37.9%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산출했다.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대였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공모가가 비싸다고 판단한 기관투자가가 많았던 것 같다”며 “기관들 사이에서 공모주 옥석 가리기가 엄격해지면서 상장을 포기하는 기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