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공공의료원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한때 ‘병상 부족’ 사태를 겪었던 경험을 교훈으로 삼은 것이다.

울산시는 울산의료원 설립 사업계획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하고, 오는 11월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21일 발표했다. 울산시는 총 사업비 2880억원을 들여 500병상, 22개 진료과목 규모로 공공의료원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날 복지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의료원 규모, 경제적 타당성 등을 분석한 내용 등을 담았다.

울산시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실질적으로 지방의료원이 없는 지역은 광주와 울산 두 곳뿐이다. 그나마 광주는 광주보훈병원과 호남권역재활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이 여덟 곳이지만 울산은 울산시립노인요양병원 한 곳뿐일 정도로 공공의료 비중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지난 4월부터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22만2251명의 서명을 받았다. 7월에는 북구 창평동 1232의 12 일원을 울산의료원 건립 부지로 확정했다.

울산시는 공공의료원 설립을 추진하는 광주광역시와 예타 면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정부가 2025년까지 지역 공공병원 약 20곳을 신·증축하고 병상을 5000여 개로 확충하는 내용의 공공 의료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한 점을 들어 울산의료원을 예타 면제 사업으로 추진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공공 의료시스템은 시민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핵심 컨트롤타워로 단순히 경제 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며 “어떤 감염병 재난이 찾아와도 울산시민을 다른 시·도로 보내지 않고, 지역에서 완결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