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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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시즌2’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박원순 전 시장의 대표작으로 꼽힌 따릉이를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진화시키겠다며 직접 페달을 밟았다. 서울 곳곳에 내년까지 따릉이 6000대와 거치대 3000대를 더 깔고, 2025년까지 자전거도로를 176㎞ 추가 확충하는 등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吳, 직접 따릉이 타며 “중단 안 해”

'따릉이' 페달 밟는 오세훈…6000대 더 달린다
오 시장은 22일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 따릉이 대여소를 찾아 이 같은 따릉이 운영 계획을 밝혔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따릉이 이용 시민들과 만나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직접 따릉이를 타기도 했다.

오 시장은 “따릉이 신규 도입 중단은 사실이 아니다”며 “따릉이 시즌2로 공공자전거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고 불편 사항은 전수 조사해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 서울시는 내년까지 따릉이를 6000대 신규 도입해 총 4만35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3000대, 내년 3000대가 추가된다. 공원과 주민센터, 경찰서 등 접근성이 높은 공공용지를 활용해 대여소 250곳과 거치대 3000개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현재 1258㎞인 자전거도로(전용·겸용·우선도로 등 포함)를 2025년까지 176㎞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신 박 전 시장이 추진한 자전거 간선망(CRT) 구축 계획은 전면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CRT는 서울을 자전거 1시간 생활권으로 만들기 위해 한강교량을 포함해 서울 동서남북 1330㎞의 자전거 길을 잇는 사업이다. 안전과 비용 측면에서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오 시장이 직접 따릉이에 올라타는 시연을 하며 공공자전거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힌 것은 최근 따릉이 신규 도입 중단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19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근거해 “서울시가 정치적 의도에 따라 따릉이 신규 구매를 위한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논란이 일었다.

○“공공 자전거는 내가 원조”

그동안 서울시 안팎에선 오 시장 취임 후 따릉이 사업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매년 늘어나던 따릉이 자전거 대수는 올 들어 처음으로 작년과 같은 3만7500대를 유지했고, 500대 규모의 전기 따릉이 도입 계획도 취소됐기 때문이다. 따릉이 사업 적자 규모는 2017년 42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늘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따릉이 팬”이라며 적자인 따릉이 사업을 교통복지 차원에서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따릉이의 원형(原形)은 첫 번째 시장 임기를 수행하던 2009년 시작한 공용자전거 제도”라고 하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이 공공자전거에 ‘따릉이’라는 브랜드를 입혀 키우기는 했지만, 오 시장이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오 시장은 20년 전부터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는 등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졌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