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발사됐지만 우주 관련주는 떨어지고 있다. 목표 궤도 안착 실패에 대한 실망감과 호재 소멸에 따른 매도가 겹친 탓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형 우주산업에 관심을 두고 장기투자를 고려할 때라는 조언이 많다.

'누리호 효과' 끝? "우주산업, 구조적 성장은 지금부터"
22일 AP위성은 8.47% 떨어진 1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쎄트렉아이(-6.17%) 한국항공우주(-4.68%) 한화에어로스페이스(-4.36%) 제노코(-4.15%) 등을 비롯해 우주산업 관련주가 줄줄이 떨어졌다.

그동안 우주산업주를 끌어올렸던 호재가 단기적으로 소멸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정됐던 이벤트여서 올해 초부터 관련 종목의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가령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들어 전날까지 60% 올랐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우주산업이 이제 막 성장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한 누리호는 국내 최초의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용 로켓이다. 내년 5월께 2차 발사를 계획 중이고, 2027년까지 네 차례 추가 발사할 예정이다.

누리호 발사를 통해 밸류체인이 좀 더 구체화된 점도 투자자에겐 긍정적인 변화다. 실질 수혜주 분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는 누리호 총조립을 맡았다. 발사를 위해 스페이스X와 협업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요 엔진기술의 국산화를 주도했다. 자회사 쎄트렉아이, 한화시스템과 협업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위성 송수신기,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의 사업을 할 예정이다.

우주산업의 구조적 성장에 대한 기대도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소형위성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0.5% 성장할 전망이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우주산업은 기대의 영역에 그쳤지만 올해는 관광사업과 초소형 군집위성 등 인류의 꿈에 가까웠던 사업들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실제 투자와 수주 증가로 이어지는 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B증권은 인텔리안테크, 쎄트렉아이, AP위성, 제노코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제안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