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리산, 작가·감독 이름값에 첫회부터 시청률 1위…CG는 '옥에 티'
광활한 지리산 비경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강렬한 반전이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3일 첫 회가 방영된 tvN 개국 15주년 기념 드라마 ‘지리산’(사진) 이야기다. 뛰어난 몰입도와 참신한 시도가 돋보였다.

지리산은 최고의 제작진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킹덤’ ‘시그널’ 등의 스타 작가 김은희가 대본을 썼고 ‘태양의 후예’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전지현, 주지훈, 성동일, 오정세, 조한철 등 연기파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방영 전부터 많은 화제가 된 만큼 첫 방송부터 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다. 지난해 9월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tvN에 국내 방영권을,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이치이에 중국을 제외한 해외 방영권을 각각 200억원대에 판매해 이미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지리산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 분)과 말 못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 분)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진 지리산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익숙지 않은 레인저들의 이야기를 미스터리 드라마로 풀어내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리산의 장대한 풍경을 화면에 펼친 뒤 배우 류승룡의 내레이션으로 작품에 담긴 대서사의 의미를 알리는 것으로 드라마는 시작됐다. 그는 지리산이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의 ‘경계’임을 강조하며 이곳에서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펼쳐질 것임을 암시했다.

이강과 현조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조난당한 소년을 구하기 위해 태풍을 뚫고 함께 분투했다. 두 배우의 호흡도 뛰어났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끈끈한 파트너십을 보여줄 것임을 예고했다. 지리산국립공원 레인저들의 치열한 구조 활동도 생동감 있게 그려졌다. 레인저들은 태풍,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 등 극한의 위험속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방송 후반에 나온 2년 뒤의 모습은 큰 충격을 선사했다. 이강은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현조는 병원에 혼수상태로 누워 있었다. 이와 함께 2년 뒤에도 미스터리한 일이 이어지고 있음을 암시하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컴퓨터그래픽(CG)은 아쉬움을 남겼다. 바위 벼랑에서 암석이 떨어지는 장면, 계곡물이 갑자기 불어나는 장면 등의 CG가 다소 어색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