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한파에 채소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상추, 깻잎 등이 1주일 새 두 배 이상 급등하고 호박과 오이 등 열매채소도 오름세를 보였다. 채소 생산량이 급감하자 햄버거에 양상추가 빠지는 등 외식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24일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상추 가격은 ㎏당 1만3532원으로 전주 대비 149.75% 올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718.78% 뛰었다. 오이(142.18%)와 깻잎(115.22%), 양상추(66.26%)도 전주 대비 가격 상승폭이 컸다.

예년보다 이른 ‘10월 한파’의 영향이 크다. 지난주 기상청은 전국에 첫 한파주의보를 내렸다. 지난 17일 서울 최저기온은 1.3도로 10월 날씨로는 64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상추와 얼갈이배추, 깻잎, 오이 등은 산지에서 최근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생산량이 감소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쌈채소와 양상추 등 잎채소는 올해 가을 늦은 장마로 잎이 물러지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은데 한파까지 겹쳐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확이 늦어진 상황에 한파까지 겹치며 타격이 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추와 깻잎은 한 장 한 장 떼야 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데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가 산지에서 줄었다”며 “수확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동시에 비싸진 인건비가 채소 가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외식업계도 채소 품귀 현상의 타격을 받고 있다. 햄버거 및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에서는 필수 재료인 양상추가 빠지기 시작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햄버거에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들어가거나 빠질 수 있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 대신 소비자가 양상추가 들어간 메뉴를 고르면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

서브웨이는 당분간 일부 매장에서 샐러드 제품을 팔지 않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주문할 때 채소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상추는 정량 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서브웨이 측은 “양상추 냉해로 수급이 불안정하다”며 “이른 시간 내 공급이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