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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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의 선봉에 서온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사진)이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책 실패를 인정한 소신 발언이라는 평가와 본인의 과오를 덮기 위해 문재인 정부와 선 긋기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엇갈린다.

정 사장은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이 재개돼 (원전 생태계의) 숨통을 틔웠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와 정부가 새로운 결정을 내리면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정 사장은 또 “원전 없이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원전 없이 탄소중립 달성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하고도 공사계획인가를 아직 취득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돼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공사계획인가 기한을 2023년 12월로 2년 연장해 공사 재개 여부를 차기 정부의 선택으로 미뤘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신한울 3·4호기는 제외돼 있다.

이 같은 탈원전 정책을 앞장서 추진한 정 사장이 돌연 원전 옹호 발언을 내놓아 그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허구성을 지적하는 ‘소신 발언’이라는 평가와 월성 1호기 폐쇄 등 위법적 탈원전 정책에서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한 ‘책임 회피’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 여부에 따라 정 사장은 배임 등 법적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미 약 7900억원을 투입한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최종 중단될 경우 피해를 본 기업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