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경북 영천에 설립된 동민산업(대표 강원철)은 ‘들판의 마시멜로’로 불리는 곤포사일리지(볏짚을 넣어 저장하는 흰색 비닐)의 폐비닐을 재생하는 기업이다. 창업 첫해 매출 3000만원에서 지난해엔 매출이 101억원으로 불어났다.

곤포사일리지용 폐비닐은 무른 데다 접착성이 강해 볏짚 등 이물질을 분리하기 까다로워 자원재생업계에서도 거의 포기한 폐자원이었다. 자동차 부품회사의 플라스틱 사출 분야에서 10년간 일한 경험을 살린 강원철 대표는 이물질 여과를 위한 스크린체인저 등 9건의 특허기술로 이 난제를 해결했다.

이 회사는 2018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며, 최근 대기업과 신규 법인도 설립했다. 이를 통해 300억원을 투자해 영천에 3공장을 짓고 있다. 강 대표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가 시행되고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면서 대기업들의 협력 제안이 부쩍 늘었다”며 “시설을 확장하면 매출이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동서 'SK바사 성장 신화' 듣는다
‘제2의 동민산업’ 발굴을 목적으로 경북의 기업·산업·도시 스케일업(고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2021 경북형 신산업 스케일업 콘퍼런스’가 경상북도와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다음달 1일 안동에서 열린다. 올해 콘퍼런스에서는 경상북도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지정받은 3대 규제자유특구(포항 안동 김천)의 기업 투자유치 사례와 특구 참여 기업 및 김천시와 안동시 등의 사업 전략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중기부는 지금까지 5차에 걸쳐 전국에 규제자유특구 28곳을 지정했다. 세 건의 특구 지정을 받은 곳은 경북, 울산, 강원뿐이다. 특히 경북은 포항의 배터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서 GS건설 1000억원을 시작으로 에코프로GEM, 포스코케미칼 등으로부터 총 5552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중기부의 특구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2년 안동에 투자해 대기업의 한 사업부서에서 올해 시가총액 16조원대의 상장사로 변모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경북의 대표적 스케일업 사례다. 경상북도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을 글로벌 백신 거점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 토론에서는 안진수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수소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이 경상북도의 소형원자력을 활용한 그린수소생산 전략에 대해 발표한다. 김현기 안동대 교수(안동형일자리사업단장)는 안동대에 생명백신공학전공을 신설하고 안동형 일자리를 추진해 안동을 글로벌 백신도시로 변신시킨 안동시의 사례를 발표한다.

안동서 'SK바사 성장 신화' 듣는다
이철우 경북지사(사진)는 “경상북도가 2차전지, 바이오, 전력반도체 등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 스케일업 성과를 낸 것은 기업과 연구기관이 하나가 돼 뛴 덕분”이라며 “현장의 기업과 힘을 합쳐 산업혁신과 신산업 생태계 구축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