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위기의 본질 [조평규의 중국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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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국제 밉상 된 중국, 이념 중시하기 시작
정부 영향권 대부분인 '계획경제'
다수를 공(公)으로 취급…개인 보다 집단 기반
국제 밉상 된 중국, 이념 중시하기 시작
정부 영향권 대부분인 '계획경제'
다수를 공(公)으로 취급…개인 보다 집단 기반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110/99.27881319.1.jpg)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 진원지로 지목된 후, 중국은 국제 밉상 국가가 되었습니다. 중국이 코로나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는 모습조차도, 통계를 믿기 어렵다는 의심의 눈길로 바라봅니다. 중국이 제조 대국이다 보니, 자원의 대량 소비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문제적 나라로 비치고 있습니다.
헝다(恒大) 사태로 부동산과 금융시장이 흔들릴 기미가 보이자, 시(習)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를 내세워 ‘부동산 시장에서 일부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건강한 발전이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으며, 위험하지 않고 통제 가능하다’라 발표하여 정부가 개입하고 있으니 안심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중요한 정책의 결정에는 항상 정부가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미·중 경제 전쟁은 겉으로 드러나는 위험이지만, 중국 경제 위기의 본질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존재합니다. 중국 국가 운영의 시스템의 특성상 당(黨)의 역할이 절대적인 점을 고려하면, 당의 결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당이 잘못된 결정을 하고 이를 밀어붙일 때 가장 위험합니다. 중국경제의 위기는 경제 자체보다 당이 위기일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 실용주의(實用主義) 버리고 이념 택하나
중국은 이제 이념을 중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진핑 정부가 실용주의보다 문화대혁명시기의 이념을 중시하던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명백해 보입니다. 중국 위기의 본질 중 하나가 개방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가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중국 정부는 인터넷에서 전재(轉載)를 할 수 있는 매체 명단을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 중심으로 수정하며 뉴스 공급망을 확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언론을 실제적으로는 통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도 위험한 징조들입니다.
![헝다그룹이 베이징에 지은 아파트. /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110/ZA.27828603.1.jpg)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의 목적은 인민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위한 것으로, 표면적으로는 분배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정부의 시장개입 확대와 기업 규제 강화, 증세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힘에 의한 자연스러운 부의 재창출이 아닌 정부의 개입에 의한 것으로 상당한 위험이 따릅니다.
중국 내 反 외자기업 정서 강해져…기업들 철수 늘어
미·중 패권 경쟁의 영향으로 중국 내 반(反)외자 기업 정서가 강해지자 중국에 진출한 서방 기업들의 철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 로컬기업들의 기술 수준이나 경영 능력이 향상돼 그들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서방 기업이 발을 빼는 모습은 중국경제의 장래를 어둡게 보게 합니다.중국은 상당한 강점을 가진 나라 임은 틀림없으나, 중국의 친구인 나라는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무상지원이나 무이자 차관을 제공하는 아프리카 등 제3 국가들을 제외하고 친구인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인구 대국인 중국의 위기는 예상되는 인구감소에서도 나타납니다. 중국은 수입보다 사교육비와 부동산 가격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부담은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율 저하를 가져왔습니다. 30여 년 전 우리의 과외 금지보다 더 강력한 학원의 폐쇄를 명령합니다. 아이들이 게임 할 수 있는 시간도 나라가 정해주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중국이니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중국은 서방과 다른 독특한 국가관을 가진 나라입니다. 소수를 사(私)로 보고 다수를 공(公)으로 보기 때문에, 국가에 의해 개인적 자유가 제한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덜합니다. 중국인의 국가관은 개인적 혈연이나 지연에 의해 형성된 도덕성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국가의 존망에 개인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국가 의식은 중국이 처한 위기의 핵심 본질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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