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콘텐츠 전성시대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 83개국에서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K콘텐츠는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국내를 대표하는 미디어콘텐츠 기업인 CJ ENM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김선우 기자
그래픽=김선우 기자
CJ ENM의 주력 사업인 미디어, 커머스, 영화, 음악 중 미디어 사업 부문은 2021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500억원대를 돌파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빈센조’ ‘스위트홈’ ‘갯마을 차차차’ 등 넷플릭스에 판매된 드라마 라인업들이 큰 성공을 거두는 한편 자체 OTT 플랫폼 티빙(Tving)의 유료 가입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면서 미디어 사업 전망을 밝히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미디어 사업

CJ ENM의 미디어 사업 부문은 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1115억원(+287.5% YoY)을 기록하며 2020년 연간 기록한 미디어 사업 부문 영업이익 999억원을 뛰어넘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국내 광고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TV광고는 대형 광고주 위주로 할인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전년 대비 24.5%, 30.1% 성장했다.

지난해 말 7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티빙 유료가입자는 올 3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맺은 이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티빙 유료가입자는 180만 명으로 추정되며, 연말 230만 명을 넘어 2023년 800만 유료가입자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부분은 티빙이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는 드라마가 아닌 예능, 스포츠 중계 등을 통해 신규 구독자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환승연애’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 화제성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예능 콘텐츠를 통해 MZ세대 구독자를 끌어모으고, 독일 분데스리가 독점 중계 등 스포츠 콘텐츠로 남성 구독자 확보에도 성공했다. 향후 텐트폴 드라마 방영을 통해 티빙은 신규 가입자 유입에 속도를 내고 기존 가입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희 작가의 ‘지리산’이 넷플릭스가 아닌 티빙 독점 콘텐츠로 방영된 점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OTT 플랫폼의 경우 유료가입자 500만 명 돌파 시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회복기 기대되는 커머스, 영화 사업

CJ ENM의 커머스 사업은 예상보다 빠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TV 취급액이 감소하고 있는 점이 수익성에 다소 아쉬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TV 취급액 감소분을 디지털 취급액이 성장하며 메워주고 있으나, 전통적으로 TV 취급액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감안할 때 단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디지털 환경에 미리 적응해 발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기존 TV홈쇼핑 방식에서 온라인과 모바일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T커머스를 통합한 ‘CJ온스타일’을 공식 출범시켰다.

CJ온스타일의 9월 MAU는 250만 명을 기록하며 통합 플랫폼 출시 전 대비 약 9% 성장했다. 라이브커머스 채널 ‘라이브쇼’ 방문 고객 수도 동기간 약 8배 증가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영화 사업도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라 빠른 회복이 기대된다. 그동안 개봉을 미뤄왔던 영화들이 극장 상영을 시작하면서 관람객이 돌아오고 있다. 특히 마블 ‘이터널스(Eternals)’가 11월에 개봉함에 따라 침체돼 있던 국내 영화시장도 구조적인 회복 기조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높은 잠재력을 지닌 음악 사업

티빙 가입자 늘며 미디어 부문 호조…커머스·영화 사업도 회복세
최근 SM 인수설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음악 사업도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걸스플래닛 999’ 걸그룹 데뷔를 계기로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CJ ENM이 SM을 인수할 경우 부족했던 기획 역량을 강화하고 CJ ENM의 채널과 콘텐츠를 활용해 아티스트의 인지도를 높이는 등 긍정적 시너지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