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능력기준 대출과 분할상환 정착 추진…취약계층 각별히 보호"
"부채관리, 인기 없는 정책…금융안정 유지는 금융당국의 책무"
금융위원장 "가계부채 위험 심화…필요하면 추가 대책 강구"(종합)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6일 "앞으로도 가계부채 상황을 엄중히 점검하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미리 제시한 추가 검토 가능한 과제들을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상황에 따라 '플랜B', 즉 추가대책 시행 가능성도 예고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고 부채 증가 속도는 추세치를 크게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외 공통으로 실물과 금융의 괴리, 즉 금융 불균형이 확대 및 누적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신용 확장 국면이 상당 기간 전개돼 가계 부채의 잠재 위험이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 위원장은 "현재 가계부채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기는 하나 자산가격 상승과 맞물려 있는 금융위험에 대한 사전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적기에, 적합한 방법으로 선제적이면서 강력한 대응을 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이번 대책의 3대 기조로 ▲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관행과 분할상환 확대 ▲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가계부채 위험관리 강화 ▲ 실수요자와 취약계층 보호를 꼽았다.

그는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관행이 금융권에 확고히 뿌리 내리도록, 상환부담을 포괄적으로 측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즉 DSR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회사가 가계대출 취급계획을 수립할 때 리스크관리위원회·이사회 보고 등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해 책임성을 제고하고, 대출 공급계획을 분기 단위로 마련해 대출 중단이 없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금융위원장 "가계부채 위험 심화…필요하면 추가 대책 강구"(종합)
고 위원장은 특히 가계부채 관리 강화 과정에서 실수요자와 취약계층을 '각별히'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에 대해서는 올해 중 가계부채 관리기조를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며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우대정책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정책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과도한 대출을 취급하는 등 규제 회피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이러한 대책을 차질 없이 수행해 내년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근접한 4∼5%대 수준으로 안정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4월 가계부채 대책 발표 당시의 내년 목표 '4%'보다는 1%포인트가 상향된 것이다.

가계부채 총량으로는 약 16조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환영받기 어려운 인기 없는 정책이나 가계부채 위험 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며 "이는 경제·금융 위험을 관리하고 금융안정을 지켜야 할 금융당국의 책무"라고 거듭 부채 관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