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국내 대표 스낵인 새우깡이 올해로 50세를 맞았다. 중독성 있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사랑받으며 국민 스낵 반열에 오른 뒤 그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는 새우깡의 비결은 ‘끊임없는 진화’다. 이를 통해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하며 변화하는 입맛을 50년간 사로잡았다. 새우깡이 출시 50주년을 맞아 또 한번 변신에 도전한다. 세계 3대 식재료 중 하나로 꼽히는 트러플로 고급스러운 풍미를 더한 ‘새우깡 블랙’이다.

○새우와 트러플의 고급스러운 조화

새우깡 블랙은 입안을 꽉 채우는 트러플 특유의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트러플은 인공적으로 재배되지 않고 채취가 어려워 귀한 식재료로 여겨진다. 농심은 그중에서도 고급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산 블랙트러플을 사용해 새우깡 블랙을 만들어냈다. 새우깡의 고소한 맛과 블랙트러플의 향이 고급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조화를 이뤄낸다.

모양에도 기존 제품과 차이가 있다. 기존 새우깡보다 면적은 1.5배 커지고, 두께는 얇아져 더 가볍고 바삭한 식감을 구현했다. 50주년을 기념한 특별 상품답게 포장 디자인에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담아냈다. 블랙과 골드를 메인 컬러로 하면서 새우깡 고유의 레드를 포인트로 사용해 프리미엄 스낵 이미지를 내는 데 주력했다.

또한 새우깡 블랙은 새우 함량을 기존 대비 두 배 늘려 새우의 고소한 맛을 한층 강화했다. 50년 새우깡 인기의 핵심은 ‘생새우의 고소한 맛’이다. 실제로 새우깡 한 봉지에는 5~7㎝ 크기의 생새우 4~5마리가 들어가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낸다. 이처럼 차별화된 고소한 맛이 새우깡의 정체성이자 장수 비결인 만큼 이번 새우깡 블랙에서는 생새우 함량을 대폭 늘려 새우깡의 매력을 강조한 것이다.

새우깡 맛의 또 다른 비결은 튀기지 않고 가열된 소금의 열을 이용해 구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과자는 기름에 튀겨 만든다. 그러나 새우깡은 최적의 맛과 조직감을 살리기 위해 가열된 소금에 굽는 방법으로 새우깡을 만들었다. 적당히 부풀어올라 특유의 바삭한 조직감을 구현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공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공법과 기술로 완성한 덕분에 새우깡은 이후 출시된 모방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었다. 새우깡이 흥행하자 경쟁사들이 앞다퉈 모방제품을 만들어냈지만 소금으로 구워 만든 특유의 맛은 따라잡기 힘들었다.

○1년 밤새워 개발한 ‘국내 최초 스낵’

국내 과자류 제품의 단점은 수명이 길지 않다는 것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가도 어느새 잊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감안할 때 반세기 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새우깡은 한국 과자의 기념비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1971년 출시된 새우깡은 당시 농심 연구원들이 1년간 밤을 새워가며 연구해 개발했다. 개발에 사용된 밀가루 양만 4.5t 트럭 80여 대 분에 이른다고 한다. 당시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이 덕분에 출시 무렵 서울 대방동 공장에는 새우깡을 가져가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새우깡은 이처럼 50년간 최고의 인기를 이어왔지만 현재까지도 늘 젊은 소비자와 소통하며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을 뒤덮은 ‘깡 열풍’과 함께 새우깡이 젊은 층의 ‘밈(meme)’ 대상으로 등극했다. 소비자들은 깡 열풍의 주인공인 가수 비를 새우깡 모델로 선정할 것을 요청해왔고 농심은 이에 응답해 실제로 비를 모델로 기용했다. 이후에도 다양한 이벤트로 젊은 소비자와 소통한 덕분에 새우깡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올해는 출시 50주년을 맞아 이색 협력도 진행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패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바인드(BIND)’와 손잡고 새우깡을 콘셉트로 만든 다양한 굿즈를 선보였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