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술 기반 정밀진단 제품의 공급을 확대하고, 동반진단과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 신규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출을 늘려가겠습니다.”

서울 구로 본사에서 26일 만난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는 “올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욱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NGS 기술을 기반으로, 암 및 희귀질환 관련 개인별 유전체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정밀진단 패널(시약)과 분석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브라카아큐테스트’ ‘힘아큐테스트’ ‘솔리드아큐테스트’가 있다. 이 제품들은 각각 유방암 및 난소암, 혈액암, 고형암을 진단하고 환자에 맞는 치료방법을 알려주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온코아큐패널’은 위암 폐암 대장암 등과 관련된 300여개 유전자를 검사한다.

최 대표는 “지난 5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제품 ‘에이치엘에이아큐테스트’에 대해 체외진단 의료기기 제조허가승인을 받았다”며 “이 제품은 골수이식을 할 때 공여자와 수여자의 조직 적합성을 검사할 때 사용되는 정밀진단 제품”이라고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남성모병원 충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국내 18개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현재 다른 대형병원 세 곳과도 제품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해외 고객도 확보했다. 엔젠바이오는 2017년 아시아 최초로 NGS 진단패널에 대해 유럽 체외진단의료기기 인증(CE-IVD)을 받았다. 현재 유럽과 중동, 동·서남아시아 등의 23개 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해 프랑스 병원과 싱가포르 국립대병원 등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클리아랩) 인수나 지분투자를 통해서다. 최 대표는 “현재 클리아랩 세 곳과 인수 혹은 지분투자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연내 클리아랩을 확보해, 내년에는 미국에서 NGS 서비스를 상용화 하겠다“고 했다.

정밀진단 제품과 분석 소프트웨어 제공

그는 “엔젠바이오는 염기서열 데이터를 수집·분석·관리·활용하는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정보학)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회사의 경쟁력은 바이오기술(BT)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해, 분석 소프트웨어까지 결합한 정밀진단 제품을 상용화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젠바이오는 NGS 정말진단에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 패널로부터 생산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서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 ‘엔젠어날리시스’다. 최 대표는 “이를 통해 진단시약 패널과 함께, 분석 속도와 정확도 등에서 차별화된 유전체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정밀진단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국내 항암제 개발 기업 다섯 곳과 동반진단 제품도 공동 개발 중이다. 동반진단은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에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항암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암 환자들에게 항암제를 투약하기 전에 동반진단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동반진단으로 약효가 있을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확인해 환자를 미리 선별하고, 이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면 임상 성공의 확률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신약후보물질이 상용화되면 투약을 위한 동반진단 제품도 함께 쓰일 수 있어,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미국에 확보한 클리아랩을 통해 내년 하반기에는 국내 동반진단 협력사의 미국 임상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매출은 작년의 2~3배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엔젠바이오는 올 상반기에만 27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인 25억원을 넘어섰다. NGS 정밀진단 제품의 성장과 소비자직접의뢰(DTC) 방식의 개인 유전자 검사 서비스 사업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엔젠바이오의 상반기 DTC 사업 매출은 19억1000만원으로, 작년 연간 매출 5억9000만원보다 223% 늘었다. 브라카아큐테스트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0%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욱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대리점 확대를 통해 진단제품의 수출이 늘고 있고, DTC 사업을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NGS 암 정밀진단 분야, 항암제 동반진단 분야, 액체생검 정밀진단 분야 등에서 기술개발과 함께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최 대표는 “내년에는 본격적인 미국 진출과 해외 수출 증가로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DTC 서비스 확대와 내년 1월 새롭게 선보일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기술 상용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