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시양/사진=드로잉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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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홍천기' 최악의 빌런으로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했던 주향대군이 배우 곽시양으로 돌아왔다. SF 사극이라는 쉽지 않은 촬영을 마친 후 곽시양은 "부담이 되는 장르지만, 너무나 하고 싶던 캐릭터였다"면서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고,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더니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지난 시간에 대해 전했다.

특히 주향대군에 대해 "수양대군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라고 소개하면서 "영화 '관상'의 수양대군을 많이 참고했고, 이정재 선배님과 같은 연기를 보면서 저 역시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곽시양/사진=드로잉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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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기'는 신령한 힘을 가진 여화공 홍천기(김유정)와 하늘의 별자리를 읽는 붉은 눈의 남자 하람(안효섭)이 그리는 판타지 로맨스와 인간의 욕망을 먹고 사는 마왕을 다룬 작품. 곽시양이 연기한 주향대군은 '욕망의 화신'으로 왕이 되기 위해 마왕을 차지하려는 야심가다.

덥수룩한 수염,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까지 '홍천기' 속 곽시양은 이전의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완벽히 벗은 모습을 보여줬다. 중저음의 목소리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한편, 왕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숨기지 않으면서 '홍천기' 속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JTBC '마녀보감' 이후 5년 만에 사극에 출연한 곽시양은 완전히 달라진 외관과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홍천기'를 처음 제안받았을 때부터 카리스마가 있고 묵직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외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최대한 날카롭게 보이려 고민했죠. 주향대군의 모티브가 수양대군이라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할을 맡은 이정재 선배의 연기를 많이 참고했어요."

이정재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정재에 대해 "정말 많은 매력을 갖고 있고, '관상'부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까지 캐릭터 각각의 맛을 잘 살리신다"며 "저도 나이를 먹어서도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주향대군을 연기하며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제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남다른 의미를 보이기도 했다. 첫 촬영 땐 "캐릭터에 맞춰 걸걸하게 목소리를 잡아갔다"던 곽시양은 촬영장에서 연출자인 장태유 감독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대로 연기를 펼쳤다. 스스로 "중저음의 목소리에 불만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홍천기'를 통해 장점으로 승화할 수 있게 된 것.
곽시양/사진=드로잉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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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안효섭, 공명 등 동료 배우들과의 연기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고.

"(안)효섭 씨는 한때 같은 소속사라 워낙 친했고, 친한 사이끼리 같이 작품을 하면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알게 됐어요. 공명 씨, (김)유정 씨는 이번에 처음 인사를 했는데, 유정 씨는 차갑고 얼음공주 느낌이었는데 털털하고 먼저 살갑게 다가와 주더라고요. 유정 씨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스스로를 보게 됐죠.(웃음) 공명 씨는 혈육 같은 느낌이었죠. 정말 많이 얘길 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연기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어요."
곽시양/사진=드로잉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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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시양이 1시간여의 인터뷰 동안 가장 많이 언급한 게 '재미'였다. 재밌게 일하고, 재밌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재미를 꿈꾸는' 곽시양은 "오래 연기하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천기' 이후 차기작으로 일찌감치 결정지은 JTBC 'IDOL '아이돌 : The Coup''에서는 엔터사 대표 역을 맡아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색다른 배우들과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번에도 역시 재밌는 드라마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촬영을 하고, 재밌게 보여드릴 수 있을지만 고민하고 있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