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잠정 중단한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은행권 전반으로 주담대 중단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농협은행은 다음달부터 가계 신용대출 한도를 2000만원으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은 29일부터 주담대 상품인 ‘퍼스트홈론’ 가운데 금융채 5년물 금리와 연동되는 변동금리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앞서 금융채 1년물과 3년물을 지표금리로 삼는 퍼스트홈론 상품은 지난 7일부터 중단됐다. SC제일은행의 주력 주담대 상품인 퍼스트홈론이 당분간 전면 중단되는 셈이다. SC제일은행 측은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관리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의 ‘T-보금자리론’과 전세대출 상품은 계속 공급될 예정이다.

주담대가 전면 중단된 것은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SC제일은행이 세 번째다. 농협은행은 8월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 부동산 관련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20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하나원큐 아파트론과 가계 주택·상가·오피스텔·토지 등 부동산담보(구입자금)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아직 주담대가 가능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지점별·월별 한도를 부여하거나 일부 상품의 한도를 줄이는 등 대출 증가세를 조절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신용대출 문턱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11월 1일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최대 2000만원으로 일괄 하향한다. 이제까지는 농협은행의 신용대출은 최대 1억원, 마이너스통장은 5000만원까지 가능했다.

금융사들은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신용대출은 ‘가수요’의 성격이 크다고 보고 속속 신용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앞서 지난 9월부터 대부분의 금융사가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00%, 마이너스통장 5000만원으로 줄였고 카카오뱅크와 하나은행,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취급을 연말까지 아예 중단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