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장위뉴타운7구역 재개발을 통해 지난해 12월 입주한 ‘꿈의숲아이파크’.  /이혜인  기자
성북구 장위뉴타운7구역 재개발을 통해 지난해 12월 입주한 ‘꿈의숲아이파크’. /이혜인 기자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해제 구역들이 재개발 사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장위9구역은 정비구역 지정이 임박한 상태다. 장위11구역은 서울시 지원을 받는 신속통합기획 방식을 추진하고, 장위15구역은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 2만8000여 가구 규모의 장위뉴타운이 완성되면 강북의 새로운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로 추진

탄력받는 장위뉴타운…9구역, 정비구역 '속도'
27일 업계에 따르면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준비위원회는 최근 정비계획 입안 제안을 위한 주민 동의서 68.1%를 모았다. 지난 3월 선정된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가운데 최단기간(46일)에 기준동의율(66.7%)을 달성했다. 이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성북구에 정비계획 입안을 제안하고, 성북구가 이를 검토한 뒤 오는 12월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신청을 요청할 예정이다. 공공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시행자가 인허가 및 시공자 선정 등의 절차를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

공공재개발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17년 구역해제 이후 신축빌라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권리산정일이 지난해 9월 21일로 정해지면서 현금청산이 예정된 토지 등 소유자가 늘어 동의율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는 비대위도 생겼다. 준비위는 종 상향(3종 주거지→준주거), 최고 용적률 적용, 층수 최대 보장 등 공공재개발의 높은 사업성이 주민들의 마음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모든 단계에서 동의서가 순조롭게 걷히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주택 비율(36%)이 사업 진행에 영향은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위9구역은 개발 이후 2300여 가구로 변모한다. 인근에 장위초, 장곡초, 남대문중, 광운중, 월곡중이 있다. 북서울꿈의숲이 인접해 있어 생활 환경이 쾌적하다.

다른 해제구역도 사업에 ‘속도’

탄력받는 장위뉴타운…9구역, 정비구역 '속도'
또 다른 해제구역인 장위8구역도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돼 공공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용재 장위8구역 재개발준비위원장은 “지난 18일부터 동의서 징구를 시작해 열흘간 25%가 모였다”며 “다음달에 67%를 채우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설명회를 여는 등 준비위를 중심으로 공공재개발 사업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장위11구역은 신속통합기획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문주희 장위11구역 재개발준비위원장은 “신속통합기획 사업지 공모 신청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다”며 “동의율이 60%를 조금 넘어 28일 성북구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위15구역은 조합 설립이 눈앞에 다가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8년 5월 뉴타운 출구전략을 세우며 서울시 직권으로 구역에서 해제된 곳이다. 이후 추진위는 서울시와 성북구를 상대로 ‘정비구역 지정 직권 해제처분 무효 소송’을 제기해 지난 1월 대법원 판결에서 최종 승소했다. 당초 이 구역은 지난해 3월 2일 일몰기한이 도래했지만, 승소 이후 서울시가 2023년 1월 1일까지 기한을 연장했다. 이 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3200여 가구의 대단지로 거듭난다.

장위뉴타운에서 이미 준공된 단지 가격은 많이 올랐다. 지난 5월 입주한 1구역 ‘래미안 장위포레카운티’(939가구)는 전용면적 84㎡가 8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16년 당시 분양가(5억3900만원)의 두 배를 웃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같은 면적이 12억8000만~13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업계에서는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장위뉴타운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하철 1·6호선·경춘선 등으로 둘러싸인 데다 북서울꿈의숲 등도 가깝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내 대규모 공급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다만 구역별도 사업 속도와 이해관계 등에 따른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