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과 관련해 한·미 간 시각차를 드러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예정에 없던 브리핑까지 하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양국이 계속 종전선언 논의를 진지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최고위급 당국자가 외교 현안과 관련해 직접 한 발언에 대해 관련 부처가 일제히 해명에 나선 자체가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28일 취재진에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한·미 간 각급에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속도감 있고 지속적이고, 진지하게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리번 보좌관이 말한 원문을 읽어 보면 네 가지 사안을 지적하고 있다”며 “그 첫 번째가 한·미 양국이 전략적 제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지난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성공적인 회담이었고, 양국이 집중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점 등을 설리번 보좌관 발언의 핵심으로 꼽았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최고위급 외교·안보 당국자가 종전선언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를 인정하자 정부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외교부 브리핑은 당초 예정에 없던 브리핑이었다.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이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기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며, 양국 간 논의는 심도 있게 진행 중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26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우리(한·미)는 각각의 단계에서 정확한 순서와 시기, 조건에 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며 공식석상에서 양국 간 시각차를 인정했다.

청와대와 통일부도 한·미 양국이 긴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에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평화 정착 등을 위해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를 우선시하면서 긴밀한 협의를 해왔다”며 “앞으로도 종전선언에 대해 진지하고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은 당연한 이야기가 아니겠냐”며 “다소 시각차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이견이라고 해석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