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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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가 28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전두환 국가장 금지법 추진' 등 취재진들의 질문에 살짝 찡그리며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경호원에 둘러싸여 차를 타고 떠났다.

이씨는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와 아들 노재헌씨가 이씨를 맞이했다. 이씨는 지팡이를 짚었지만 걸음은 꼿꼿했다. 이씨는 3명의 경호원와 함께 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정부에서 4년간 총무수석을 지낸 임재길 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이순자 여사께서는 전두환 대통령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함께 못왔다고 죄송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부인(김옥숙 여사)하고는 오랫동안 같이 여러가지 일을 하셨기 때문에 옛날이야기를 하시고 건강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밝혔다. 전씨는 다발성골수증(골수에서 발생하는 악성 혈액암)과 알츠하이머 등으로 직접 조문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임 전 수석은 "군생활 할 때 이야기도 있었고, 그 뒤에도 두 분은 자주 만나서 하니까"라며 "제가 보기엔 두 분한테는 군생활 이야기가 가장 재밌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10여분간 조문을 한 이씨는 '유족에게 무슨 말씀을 하셨나' '5·18 사과할 생각 없나' '전두환 국가장 금지법 추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그대로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