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이 콸콸…‘도시 유전’ 대표 주자 SK지오센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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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는 올해 7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도시 유전' 사업의 대표주자 SK지오센트릭은 자체 개발한 후처리 기술로 불순물을 제거한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중소기업과 손잡고 후처리하기 전 단계의 열분해유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한경ESG] ESG NOW
지난 10월 18일에 찾은 인천 에코크레이션 공장. 마스크 포장지, 편의점 비닐봉지, 라면 봉지 등이 뒤섞인 폐비닐 더미를 400~450℃ 사이의 반응로 안에 넣자 4시간 만에 원유 형태의 기름이 뽑아져 나왔다.
산업공정에서 나온 폐기물과 달리 가정에서 나온 폐기물은 오염도가 높아 재활용이 어려운 편에 속한다. 하지만 SK지오센트릭과 에코크레이션이 함께 개발한 합작 기술로 불순물을 제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해 뽑아낸 기름을 다시 공정에 투입하면 나프타 등의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도시 유전’ 사업이라 부르는 이유다.
열분해유 정제 기술 자체 개발 지난 10월 18일에 찾은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는 도시 유전 사업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후처리’ 기술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폐플라스틱에서 나온 기름(열분해유)을 공정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작업이 필수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 계열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후처리 기술을 선점해 차별화된 폐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열분해유 속에는 염소, 황 등 불순물이 포함돼 있어 그간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SK지오센트릭은 지난 9월 자체 개발한 후처리 기술로 불순물을 제거한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환경과학기술원 실험실에는 성인 키를 훌쩍 넘기는 후처리 장비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기술원 관계자는 “열분해유에 수소를 넣어 불순물을 제거한다”며 “촉매를 모니터링하는 여러 반응기를 동시에 돌려 가장 반응이 좋은 지점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짙은 고동색의 끈적한 열분해유를 후처리 작업하면 찰랑찰랑하면서도 불투명한 흰색 액체로 변한다. 이를 다시 한번 정제하면 투명한 열분해유를 얻을 수 있다. 최종적으로 얻은 열분해유로 윤활기유, 나프타 등을 생산하면 친환경 포장재나 자동차 경량화 소재도 만들 수 있다. SK지오센트릭은 후처리 기술을 100% 내재화한 상태다.
SK지오센트릭은 올 초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인 브라이트마크와 설비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브라이트마크는 폐플라스틱 같은 폐자원으로부터 재생연료, 천연가스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양 사는 2024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대규모 열분해유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 후에는 연 20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연 108만 배럴의 열분해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규모는 올해 7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원유를 처리한 경험이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노하우가 열분해유에도 적용됐다”며 “자체 공정에 더 많은 열분해유를 투입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손잡고 '도시 유전' 박차
SK지오센트릭은 국내 중소기업과 손잡고 후처리 전 단계의 열분해유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국내 열분해업체 에코크레이션이다. SK지오센트릭은 에코크레이션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에 자리한 약 496m2(약 150평) 규모의 에코크레이션 공장에서는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오후 4시경이 되자 오전에 반응로에 투입한 8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에서 액체 형태의 기름이 추출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응로 온도는 400~450℃ 내외로 유지된다. 에코크레이션 관계자는 “하루에 플라스틱 10톤을 넣으면 6톤가량의 열분해유를 뽑아낼 수 있다”며 “한 번 추출하는 데 기계를 식히는 시간까지 총 14시간가량 필요해 하루에 한 번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크레이션은 특히 가정에서 나오는 저급 폐플라스틱(생활폐기물)을 열분해해 고품질 열분해유를 생산하고 있다. 가정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은 산업폐기물에 비해 형태나 오염도가 제각각이라 저급 폐기물로 분류된다. 회사 관계자는 “옛날에는 소각장으로 가거나 매립되던 플라스틱에서도 수분을 빼고 응축해 기름을 뽑을 수 있다”며 “고순도 열분해유를 만들기까지 16년에 걸친 연구·개발(R&D) 과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럽 등 선진국은 일찌감치 폐플라스틱을 순환자원으로 활용했다. 중국은 플라스틱 생산·사용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는 추세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추후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와 함께 개발한 친환경 솔루션을 기반으로 중국 업체와도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공정에서 나온 폐기물과 달리 가정에서 나온 폐기물은 오염도가 높아 재활용이 어려운 편에 속한다. 하지만 SK지오센트릭과 에코크레이션이 함께 개발한 합작 기술로 불순물을 제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해 뽑아낸 기름을 다시 공정에 투입하면 나프타 등의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도시 유전’ 사업이라 부르는 이유다.
열분해유 정제 기술 자체 개발 지난 10월 18일에 찾은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는 도시 유전 사업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후처리’ 기술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폐플라스틱에서 나온 기름(열분해유)을 공정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작업이 필수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 계열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후처리 기술을 선점해 차별화된 폐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열분해유 속에는 염소, 황 등 불순물이 포함돼 있어 그간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SK지오센트릭은 지난 9월 자체 개발한 후처리 기술로 불순물을 제거한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환경과학기술원 실험실에는 성인 키를 훌쩍 넘기는 후처리 장비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기술원 관계자는 “열분해유에 수소를 넣어 불순물을 제거한다”며 “촉매를 모니터링하는 여러 반응기를 동시에 돌려 가장 반응이 좋은 지점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짙은 고동색의 끈적한 열분해유를 후처리 작업하면 찰랑찰랑하면서도 불투명한 흰색 액체로 변한다. 이를 다시 한번 정제하면 투명한 열분해유를 얻을 수 있다. 최종적으로 얻은 열분해유로 윤활기유, 나프타 등을 생산하면 친환경 포장재나 자동차 경량화 소재도 만들 수 있다. SK지오센트릭은 후처리 기술을 100% 내재화한 상태다.
SK지오센트릭은 올 초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인 브라이트마크와 설비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브라이트마크는 폐플라스틱 같은 폐자원으로부터 재생연료, 천연가스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양 사는 2024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대규모 열분해유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 후에는 연 20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연 108만 배럴의 열분해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규모는 올해 7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원유를 처리한 경험이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노하우가 열분해유에도 적용됐다”며 “자체 공정에 더 많은 열분해유를 투입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손잡고 '도시 유전' 박차
SK지오센트릭은 국내 중소기업과 손잡고 후처리 전 단계의 열분해유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국내 열분해업체 에코크레이션이다. SK지오센트릭은 에코크레이션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에 자리한 약 496m2(약 150평) 규모의 에코크레이션 공장에서는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오후 4시경이 되자 오전에 반응로에 투입한 8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에서 액체 형태의 기름이 추출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응로 온도는 400~450℃ 내외로 유지된다. 에코크레이션 관계자는 “하루에 플라스틱 10톤을 넣으면 6톤가량의 열분해유를 뽑아낼 수 있다”며 “한 번 추출하는 데 기계를 식히는 시간까지 총 14시간가량 필요해 하루에 한 번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크레이션은 특히 가정에서 나오는 저급 폐플라스틱(생활폐기물)을 열분해해 고품질 열분해유를 생산하고 있다. 가정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은 산업폐기물에 비해 형태나 오염도가 제각각이라 저급 폐기물로 분류된다. 회사 관계자는 “옛날에는 소각장으로 가거나 매립되던 플라스틱에서도 수분을 빼고 응축해 기름을 뽑을 수 있다”며 “고순도 열분해유를 만들기까지 16년에 걸친 연구·개발(R&D) 과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럽 등 선진국은 일찌감치 폐플라스틱을 순환자원으로 활용했다. 중국은 플라스틱 생산·사용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는 추세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추후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와 함께 개발한 친환경 솔루션을 기반으로 중국 업체와도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