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는 현실이 될까. 미래형 전기자동차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양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양산 성공까진 아직 허들 많아…선발주자 퀀텀스케이프도 '흔들'
전고체 배터리 기술기업 중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미국 퀀텀스케이프도 양산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퀀텀스케이프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당 23.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12월 고점인 131달러와 비교하면 5분의 1토막 수준이다. 올해 초 이 회사의 기술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공매도 세력이 등장한 이후 주가가 폭락했고,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정적이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건 강점”이라며 “하지만 양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하고, 양산에 성공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확보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해 풀어야 할 기술적 과제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저온 환경에서의 충전, 전해질의 전기 전도도 향상 등이 대표적이다. 고체 전해질 가격을 낮추는 것도 관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외 주요 배터리업체는 2030년께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배터리업체들이 이 시기를 당기기 위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전고체 배터리를 기대하고 있지만 대량 생산이 얼마나 빨리 이뤄질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될 시점이 되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 및 가격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굳이 전고체 배터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라 수소를 비롯한 다른 에너지원의 사용 비중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되더라도 고출력 자동차나 안정성이 필요한 개인용 비행체(PAV) 등 일부 분야에서만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전고체 배터리가 등장한다고 해도 다른 에너지원과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