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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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가격이 40억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전국 5분위 배율은 9배에 가깝습니다. 하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과 상위 20%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9배에 이른다는 말입니다. 지역별, 상품별 아파트의 가격차이는 갈수록 벌어지는 중입니다.

우리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글로벌부동산시장 또한 양극화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중입니다. 미국은 고가주택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주택시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부동산 중개회사인 레드핀(Redfin)에 의하면 올해 초 고가 주택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 늘었다고 합니다. 저가형 주택은 18%, 중간 수준의 주택판매는 15% 늘었으니 차이가 확연합니다. 지역에 따른 차이도 큰데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고가주택 판매가 무려 82%나 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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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렉시트와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반주택과 임대주택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올해 9월말 기준으로 평균 주택가격은 7.4%나 올랐는데 이는 14년만에 가장 큰 인상폭이랍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의 월세로 제공되던 협소 임대주택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의 귀국으로 수요가 줄면서 임대료가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임대료가 떨어졌다고 해도 일반주택의 매매가는 계속 오르기 때문에 중산층 영국인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졌을 겁니다.

자산버블이 꺼지면서 양극화를 심하게 겪은 일본의 경우도 해당됩니다. 도쿄 도심의 역세권 아파트는 오르지만 지어진 지 오래된 곳이나 역에서 멀면 가격이 오히려 떨어집니다. 일본의 모델하우스를 방문해서 이 아파트(맨션)가 5년 후에 얼마나 오를 건가를 물으면 그 말을 이해하는 담당자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택은 시간이 지나면 감가상각이 되어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나마 도쿄의 역세권과 주거선호지역은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데 이는 특별한 경우라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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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의 양극화는 일반적입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돈이 많이 풀리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사회 현상입니다. ‘돈’은 될 놈에게 몰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넘치는 유동성은 고수익이 기대되는 곳으로 몰립니다. 이는 자산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며 동일 자산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됩니다.

자산가격 양극화를 대부분의 분들은 불편하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현상은 객관적으로 바로 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에 동참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오히려 어떻게 대응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합니다. 부동산시장 양극화로 인해 위험 요인이 늘어났지만 기회요인 또한 많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무주택자는 하루빨리 집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폭락론자들의 공허한 논리를 추종하지 말고 자신만의 투자 프레임을 가지고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1주택자는 갈아타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양극화되는 주택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주거선호지역, 조금 더 도심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이미 정부의 온갖 규제로 인해 서울아파트는 트로피(trophy)화되고 있습니다.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명품으로 변모하는 중입니다. 주택시장의 양극화는 거대한 글로벌 현상입니다. 이런 추이는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겁니다. 하루빨리 양극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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