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2.0%로 저조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가 “4분기엔 경기가 좀더 활기를 띠겠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언급도 동시에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으로, 증시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손 교수는 “인력과 공급 부족, 정부 지원 중단, 델타 변이 확산 등이 3분기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며 “다만 긴 터널의 끝에서 약간의 빛이 나오고 있는 게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델타 변이가 제대로 통제되고 있고 소비자 신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미 소비자들이 그동안 저축한 돈으로 상품·서비스 소비에 대거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이 연율 기준 2.0%로 저조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손성원 교수 제공
미국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이 연율 기준 2.0%로 저조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손성원 교수 제공
손 교수는 “공급 병목 문제가 아니었다면 자동차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동차 부문을 뺄 경우 3분기 성장률은 2.0%가 아니라 3.5% 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공급망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금방 해소되기 어렵다”며 “과잉 수요 역시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미 중앙은행(Fed) 지원을 받은 정부 지출이 향후 수년간 인플레이션 우려를 지속시킬 수 있다”며 “자재와 기술자의 부족으로 상업 및 주거시설, 데이터센터 등이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노동력 부족 사태 속에서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들 때문에 장비 지출 부문이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
손 교수는 “앞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단어가 더 많이 언급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경제 성장에서 물가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우리 앞에서 숨어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19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조만간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위안”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