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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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을 앞두고 대한항공에 대한 증권가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가 불안요인으로 꼽히지만 3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과 함께 여객 수요 회복 기대감이 향후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오전 10시5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300원(0.97%) 내린 3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월 연중 최고가(장중 3만5100원)를 기록한 지 4개월 만에 13%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대한항공이 올해 3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실적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주가 조정이 이어지는 추세.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항공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대한항공은 항공 화물 수요와 여객 회복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강해 다른 항공사들과 차별화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 대한항공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1959억원, 3477억원으로 예상했다. 시장전망치(컨센서스)인 영업익 2692억원을 1000억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항공화물사업 부문의 강력한 실적 견인과 항공여객수요 회복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당초 기대감보다 10% 이상 상회하는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빠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여객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예상보다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됐다"며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한 항공사들이 공급을 크게 늘린 점이 유가 상승에 따라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가 불안 요인이지만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대한항공의 항공여객공급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약 20~25% 수준에 머물러 있어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 대한항공은 항공화물 비중이 해외 항공사 대비 큰데, 항공화물은 공급 부족 상황이다. 유가 상승 대부분을 요금에 반영 가능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여객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 추가 변동비 증가는 미미한 상황에서 여객 매출 및 이익이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대한항공 주가는 '여전히 싸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달 들어 대신증권이 목표주가 4만3000원을 제시하는 등 5곳 증권사가 대한항공에 대한 목표가를 내놨다. 이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3만9400원이다. 현재 주가인 3만500원보다 29.1% 상승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목표가 3만9000원을 제시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한항공에 대해 올 3분기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치는 가운데 4분기 항공화물운임 상승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나만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여객 회복은 2023년은 되어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에서 저비용항공사(LCC) 업체들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빠르면 2022년 하반기, 늦으면 2023년 상반기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코로나19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영업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목표주가 3만9000원을 제시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4분기까지 항공화물운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