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핀다 공동대표 / 사진=핀다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 / 사진=핀다
“2PT로 브랜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는 “2PT(Two Pizza Team)가 스타트업에 매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PT는 아마존에서 시작한 실행 중심적인 조직인데 국내 기업들도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핀다의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7년 고려대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STX 전략사업기획실에서 경력을 쌓았다. 화장품 구독 서비스 플랫폼 글로시박스를 창업하고 이어 유기농 식품 배송 서비스 플랫폼 베베엔코를 창업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건강관리 모바일 코칭 프로그램 눔(Noom)의 한국 서비스를 출시하며 눔코리아를 창업, 4년간 대표를 역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500 스타트업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다 핀다의 박홍민 공동대표를 만나 2015년 핀다를 창업했다. 핀다는 이 대표가 공동창업한 네 번째 회사다.

Q: 2PT, 어떻게 활용하나

A: 2PT는 특정 비즈니스 목적을 달성하고자 구성됐기에 태스크포스와도 같지만, 팀 구분 없이 역할에 대한 특정 경계가 없고 수평적이며 팀의 규모도 작은 것이 특징이다.

피자 두 판으로 충분히 배부를 수 있는 팀 구성원 규모라서 2PT라는 이름이 붙었다. 핀다 브랜딩 2PT팀은 PR맨과 마케팅팀 구성원 등 총 세 명이다.

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싱크(Sync, 핀다에서 회의를 싱크라고 부른다)를 맞춘다. 마케팅팀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타깃 선정 등 의사결정과 더불어 PR팀에서 해낼 수 있는 회사의 미션과 비전을 대외 채널에 잘 전달하는 역할이 어우러져 하나의 브랜딩 2PT팀이 된 것이다.

이를 토대로 TV광고와 옥외광고부터 앞으로 해나갈 회사의 철학이 담긴 콘텐츠 마케팅 등을 계획하고 있다.

Q: 최근 마케팅 사례는

A: 올해 9월 처음으로 선보인 매스마케팅이 자랑할 만하다. 핀다가 그동안 마케팅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은 핀다의 USP에 맞추어 타깃 접점을 찾아 끌어오는 퍼포먼스마케팅은 진행했지만, 대중을 상대로 한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중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전략적인 방향 논의가 아주 길었다. 5월부터 매스마케팅의 첫 발을 뗐는데, 8월까지도 전략단에서 고민이 깊었다.

어떻게 하면 핀다가 혁신하고자 하는 금융 생태계의 비전을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비주얼라이징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귀에 박히는 카피라이팅도 고민했다.

물론, 실행단에서는 광고대행사의 전문적인 도움으로 명쾌한 문장이 탄생하기도 했지만 우리로서는 광고대행사 및 방송통신위원회까지 우리 서비스를 먼저 이해시키고 설득시켜야 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대행사에 잘 전달이 되어야, 대고객 메시지 발굴도 더 정확하고 수월하게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대중들에게 핀다의 인지도가 없고, 핀다와 같은 비교대출 서비스도 생소할 수 있어서 더욱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Q: 어떤 메시지를 강조했나

A: 매스마케팅에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했던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대출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없애고 대출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다.

둘째, 은행에 가지 않고도 앱으로 한 번에 조건을 받아 비교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출 비교 서비스라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셋째, 대출 광고라고 했을 때 대부업이나 저축은행을 바로 떠올리지 않도록 신경썼다.

“브랜딩, 2PT로 하세요”

Q: 매스마케팅 성과는

A: TV광고를 시작하고 나서 우리를 모르던 고객들이 우리를 찾기 시작했다.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을 돌파했다. 올 3월 50만 건에서 6개월만에 두 배가 된 것이다.

속도가 아주 빨랐다. 대출을 받기 위해 사용한다는 특정한 목적이 있는 앱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앱을 설치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동안 핀다 서비스는 대출을 받기 위한 분들이 많이 찾는 목적 지향적인 앱이었는데, 이제는 우리 프로덕트의 또 하나의 큰 축인 ‘대출관리’ 서비스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대출도 자산처럼 매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전사 목표 중 하나인데, 다양한 고객층이 앱 서비스를 써보고 좋은 고객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Q: 유저의 마음을 강조하는데

A: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을 읽는 눈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은 결국 데이터다.

특히 핀다와 같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자의 경우 유저의 행동패턴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저의 의도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여러 번의 창업 경험과 다년 간의 회사 운영 경험은 바로 유저의 마음을 읽는 것에서 비롯됐다.

핀다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유저들이 어떤 상황에서 우리 서비스를 필요로 할까를 고민한 결과로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었다.

유저들이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겪는 모든 불편한 상황을 해결해주는 혁신적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와 닿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Q: 유저 반응 어떻게 확인하나

A: 핀다 고객이 대출을 조회해보기 전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대출을 필요로 하는지 설문을 받는다. 그 중 ‘생활비’ 목적이 가장 많았고, 뒤이어 ‘대환대출’ 목적이 많았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와 더불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유저피드백을 매일매일 확인하며 어떤 점이 가장 불편하고 가려운지를 많이 살펴봤다.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를 엑셀 시트로 정리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키워드를 추렸더니,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가장 많았다. 대출을 받고 ‘감사’하다는 ‘감정적’ 키워드가 나온다는 건, 그만큼 대출의 모든 과정이 불편하고 막막했다는 걸 뜻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이만큼 혁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와 감정이 더 있을까도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땡큐핀다’를 듣기 위해 서비스를 열심히 만들고 여전히 유저와의 상호작용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브랜드 마케팅 영역에서도 고객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은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 공식 채널에 업로드하고 있다. 어떤 회사의 인터뷰 영상에 실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고객이 인터뷰에 응해주실만큼 핀다 서비스를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 뿌듯했다.

■ Interviewer 한 마디

이혜민 대표는 “마케팅은 항상 회사 입장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려면 고객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고객들을 상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고객 입장에서, 고객 중심적으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원칙이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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