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물량을 쏟아낸 영향으로 개장 직후에는 강세로 출발했던 한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3000선이, 코스닥은 1000선이, 삼성전자는 7만원선이 동반 붕괴됐다.

2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8.87포인트(1.29%) 내린 2970.6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2포인트 높은 3025.67로 거래를 시작한 뒤 3030.17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강세 흐름은 30분도 이어지지 못하고 하락세로 전환된 뒤 낙폭을 키웠다. 이후 횡보하다가 장 막판 한번 더 내리막을 탔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049억원 어치와 4755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개인이 1조2558억원 어치 주식을 샀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7247억원 매도 우위였다.

이날 장 초반에는 다음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에 돌입한다는 소식, 9월 전산업생산이 석달만에 반등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 규모가 이틀 연속 2000명을 넘어선 게 증시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가 폐장한 뒤 발표된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던 점도 증시를 짓눌렀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13.1로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7월 -0.7%와 8월 -0.2%로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석달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서비스업 생산이 1.3% 늘면서 전산업생산의 증가를 주도했다. 국민지원금 지급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제조업 생산은 0.9%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1.4로 전월 대비 2.5% 늘었다. 소매판매액지수 역시 7~8월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가 석달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코로나19 확산세는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직전 24시간동안 2124명 늘어 누적 36만536명에 이르렀다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밝혔다.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21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출 규모가 대폭 줄어든 사회복지 지출안 법안을 새로 내놓으면서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감에 상승마감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39.79포인트(0.68%) 오른 35,730.4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4.74포인트(0.98%) 상승한 4,596.4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2.28포인트(1.39%) 뛴 15,448.1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와 S&P500지수는 마감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의 주요 업종 중에서는 비금속광물만 올랐다. 하락 업종 중에서는 의약품, 보험, 은행, 전기·전자, 음식료품, 금융업, 운수창고, 유통업 등의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도 1% 넘게 빠지며 6만9800원에 마감됐다. 이외 셀트리온이 6% 넘게 급락하며 유가증권시장 시총 규모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는 3% 가깝게, 카카오뱅크는 2%대 중반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7.80포인트(0.78%) 내린 992.33에 거래를 마쳤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32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25억원 어치와 112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였다. 위메이드가 14% 넘게 올랐고, 에코프로비엠, 카카오게임즈도 강세였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7% 넘게, 셀트리온제약이 5% 이상 하락했다. 에이치엘비, SK머티리얼즈, 펄어비스 등의 낙폭도 1%가 넘어갔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90원(0.08%) 내린 달러당 116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