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옛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를 인수했다.

▶본지 10월 27일자 A1, 5면 참조

키파운드리 되찾은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 2배로"
SK하이닉스는 매그너스반도체 유한회사로부터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두 배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파운드리의 월 생산능력은 웨이퍼 8만2000장 정도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 비중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5% 수준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앞으로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팹리스 생태계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키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전력 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 수탁생산이 주요 사업모델이다. 최근에는 설계 지원 툴인 ‘PDK 버전E’를 개발해 팹리스를 보조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키파운드리의 모체는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다. 1999년 현대전자와 합병하면서 하이닉스반도체가 됐다. 이후 2004년 하이닉스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한 뒤 매그나칩반도체를 세워 해외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에 매각했다. 키파운드리는 매그나칩에서 청주 파운드리 라인만 별도로 떼어낸 회사로 지난해 국내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매그너스반도체에 인수됐다. SK하이닉스는 이 사모펀드에 49.76%를 출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수 전초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키파운드리는 이번 계약으로 17년 만에 SK하이닉스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5월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며 “국내 설비 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