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31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저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꺾을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본선 경쟁력과 중도층 흡수 능력도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대장동 게이트는 빙산의 일각이고 그보다 규모가 10배 더 큰 부패 카르텔 구조가 바닥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며 “이런 부패를 가장 잘 척결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윤석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도에 계신 분들을 끌어안으려면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정치 신인이라고 중도 확장성을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20대에서 3%, 30대 9%, 40대 8% 지지율을 얻어 ‘398 후보’로 불린다”며 “이런 지지율로는 본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민주당 지지층에선 저의 지지율이 9% 안팎인데 홍 의원은 50%에 가깝다”며 “(홍 의원의 지지표는) 본선에선 다른 후보를 찍을 ‘꿔준 표’”라고 맞섰다. 이에 홍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후보를 이기는 후보는 저밖에 없다”며 “1 대 1 양자대결에서도 역선택이 나오냐”고 반문했다.

홍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선 “그간 10여 차례 토론을 해보니 유승민 캠프의 정책은 정말 촘촘하고 잘 짜여 있다. 후보들 중 당연 압권”이라며 “제가 후보가 되면 유 후보의 정책을 많이 참고할 생각”이라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뿐 아니라 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 송영길 대표가 공통적으로 가장 껄끄러운 후보로 꼽는 사람이 바로 유승민”이라며 “정책적으로는 개혁보수의 길을 걸어왔고, 도덕성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본선에서 가장 강한 후보”라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재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본선에서)1 대 1로 붙어야 한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했다.

장외에선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공천 협박’ 문제로 격하게 붙었다. 홍 의원은 지난 30일 SNS에 “공천을 미끼로 당협위원장 국회의원들을 협박하는 상대 캠프의 중진들에 대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런 사람들은 정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 중진들이 정치 초보자 앞에서 굽신대면서 무엇을 더 하겠다고 비굴한 행동을 보이는지 참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의원이 거론한 언론 보도는 서울대 동문 커뮤니티에 올라온 ‘국힘 당협위원장 아들입니다. 윤석열 후보의 구태를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익명 게시글을 근거로 한 기사다. 윤석열 캠프 소속인 주호영 의원과 권성동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상대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않을 경우 공천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윤 전 총장 측은 이에 대해 “익명의 허위 글로 저급한 네거티브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캠프에서 공천을 가지고 그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할 만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최은석 수석부대변인은 “주호영·권성동 의원에 관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은 사실이 아니며 그 글이 삭제됐는데도, 익명의 허위 글로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무조건 윤 후보 측을 비난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