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호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처음으로 3100억달러 부자에 등극했다. 핀란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하는 규모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3110억달러(약 365조11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의 재산은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서는 이른바 ‘천슬라’ 고지에 오르면서 급속도로 불었다. 테슬라 주가가 상승하면서 머스크의 재산은 지난 28일 3000억달러를 돌파했는데, 100억달러 더 늘어난 것이다. 부호 2위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순자산 1990억달러)와의 재산 격차는 1120억달러로 벌어졌다.

미국 CBS 방송은 “머스크는 지구상에서 순자산 3000억달러 이정표에 도달한 첫 번째 사람이 됐다”며 “이는 핀란드, 칠레, 베트남의 연간 GDP보다 많다”고 말했다. 2020년 기준 칠레의 GDP는 2529억달러, 베트남·핀란드는 2712억달러다.

머스크는 최근 재산 급증으로 이른바 ‘억만장자세’의 주요 표적이 되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이 대규모 사회복지성 지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억만장자세를 검토하자 국가 부채를 늘리는 정부 재정지출이 오히려 문제라고 역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8일 유럽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사회복지성 예산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는 절충안을 미 의회에 제시하면서 억만장자세는 제외됐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