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코스튬, 홍콩 란콰이퐁 점령
"도끼는 괜찮고, '오징어게임'은 안되나" 반발도
홍콩 경찰의 경고도 '오징어게임'의 열기를 막진 못했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에 나온 의상들이 홍콩 시내에서 진행된 핼러윈 파티에서 크게 유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홍콩 경찰이 '오징어게임'에 나온 의상이 '총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오징어게임' 의상이 올해 핼러윈의 '대세'였다는 것.
홍콩의 대표적인 번화가 란콰이퐁에서는 핼러윈을 맞이해 '오징어게임' 속 게임 진행자, 참가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영희 등의 의상을 본뜬 코스튬 차림의 사람들이 거리를 장악했다. 홍콩 경찰은 핼러윈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을 준수하고, '오징어게임' 진행자와 같이 가짜 무기를 가져오면 총기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오징어 게임'의 진행자처럼 분장하려면 의상만 입어야 하며 소품용 총은 어떤 것이라도 집에 놓고 와야 한다"며 "소품용 총을 휴대하고 나오면 최대 2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과거 핼러윈에 일부 사람들은 TV나 영화 속 캐릭터로 분장하고 여러 종류의 모형 무기를 소지하고 나왔다"라면서도 "우리는 어떠한 모형 총기도 소품으로 들고 돌아다니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핼러윈 주말이었던 29일부터 31일까지 매일 밤 1000명의 경찰을 란콰이퐁 등 번화가 지역에 배치했다. 2019년 반정부 시위 이후 경찰을 돕기 위해 5개 기관에서 모집한 특수경찰도 배치됐다.
하지만 홍콩 경찰의 '오징어 게임' 의상 배척에 몇몇 시민들은 "검과 도끼는 괜찮고, '오징어게임'의 총은 안되는 거냐"면서 "경찰의 경고는 어떤 '무기'가 좋고, 어떤 것이 맞지 않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의 자의적이고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핼러윈에서 경찰들은 도끼와 칼 같은 가짜 중세 무기를 장착한 파티 참석자들은 막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핼러윈 참가자는 "2년 만에 란콰이퐁을 본 것 중 가장 붐볐다"고 전했다.
홍콩 역시 '위드 코로나'로 사회 시스템이 변화되고 있지만, 경찰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몇몇 시민들은 코로나19 관련 정부 인증 앱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가짜 예방접종기록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를 강력하게 확인할 제도적, 인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