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2억 넘는 개인대출 DSR 도입
은행 40%·보험 50%에 맞춰 한도 축소
카드론도 DSR 포함…2금융도 규제 강화
중도금과 달리 잔금대출은 DSR 적용
대출 받아 내집마련 계획 중이라면
본인 연봉·연간 원리금 상환액 따져봐야
총대출 2억원 넘으면 개인별 DSR 규제 적용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10·26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에 따르면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 심사 관행을 확립하기 위해 DSR 규제를 조기 확대한다. 금융위는 당초 내년 7월 이후부터 차주 단위 DSR 규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내년 1월로 앞당겨 시행하기로 한 것. 2금융권에 대한 DSR 기준도 내년부터 강화된다. 현재 은행권에는 DSR 40%, 비은행권에는 60%가 적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2금융권의 DSR을 기존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한다.금융회사마다 관리해야 하는 평균 DSR 비율도 내려간다. 은행은 40%를 그대로 유지하지만 보험(70→50%), 상호금융(160→110%), 카드(60→50%), 캐피털(90→65%, 저축은행(90→65%) 등 대부분의 업권에서 기준이 내려간다. 이 경우 평균 DSR 기준을 맞추려면 개인별로 대출 기준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DSR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총대출액은 기본적으로 모든 금융권 가계대출의 합이다.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사용금액이 아닌, 한도금액 기준이다. 신규 대출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차환 대출은 상환예정 금액만큼 제외한다.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DSR 규제가 적용되고, 이어 7월부턴 1억원만 넘겨도 규제를 받게 된다. 단 신규 대출만 DSR 규제가 적용되고 기존 대출까지 소급 적용해 회수 조치하지는 않는다.
대출 산정 만기도 내년 1월부터 크게 축소된다. 현재 DSR 산출 시 대출 만기를 최대 만기(비주담대의 경우 10년)로 일괄 적용하고 있다. 이를 대출별 평균 만기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신용대출은 기존 7년에서 5년, 비주담대는 10년에서 8년 등으로 만기가 줄어든다. 그만큼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늘어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구조다.
2금융권에 대한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지금까지 차주 단위 DSR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던 카드론이 내년 1월부터 포함되는 게 대표적이다. 만기는 약정 만기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또 카드론을 비롯해 여러 금융사에서 빚을 진 다중 채무자를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가이드라인도 나올 예정이다. 예를 들어 5개 이상의 다중채무자는 카드론을 아예 받지 못하도록 하거나, 이용 한도에 차등을 주는 안 등이 거론된다.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의 경우 비(준)조합원에 대한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예대율 산정 시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대출 가중치가 차등화된다.
중도금·이주비는 예외…잔금대출은 규제
대출을 나눠 갚는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금융회사의 대출 분할상환 목표치도 상향 조정된다. 현재 국내 주담대 분할 상환 비중은 지난 6월 기준 73.8%다. 이를 내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금융위의 계획이다. 분할상환 실적에 따라 주택신용보증 출연료를 우대해주는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전세대출 분할상환 비율을 많이 높인 금융사에는 정책 모기지를 배정할 때 우대할 방침이다.다만 실수요자 대출은 더욱 유연하게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4분기 중 취급된 전세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서 제외한다. 또 전세대출 갱신 시 증액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허용하고, 집단대출도 차질이 없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분양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이나 이주비 대출 등에 대해서는 DSR 규제가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잔금대출은 내년 1월 이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오는 사업장에 대해 일반 주담대로 간주해 DSR 규제를 적용한다. 아울러 결혼, 장례, 수술 등 실수요 인정 시(본부 승인) 일정 기간 소득 기준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대출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는 현 규모,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이라며 “금융회사들의 대출 관리체계를 개선해 대출 중단 등 실수요자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