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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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1차 인선안이 발표됐다.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와 갈등을 빚은 이낙연 전 대표 측 설훈,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원팀으로서의 진용을 갖추는 데 성공했지만, 화학적 결합으로까지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선거준비단은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2명의 공동 선대위원장 명단을 발표했다. 윤호중 원내대표와 당내 경선 후보였던 김두관, 박용진, 이광재 의원을 비롯해 각 경선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우원식, 변재일 의원(이재명 캠프) △설훈, 홍영표 의원 (이낙연 캠프) △김영주 의원(정세균 캠프)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진표, 이상민 의원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나선다.

이번 인선안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단연 이낙연 캠프에 있던 설훈, 홍영표 의원의 공동 선대위원장 합류다. 특히 설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당 지도부는 이 후보의 구속 상황을 가상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거나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 상당수가 도저히 이 후보는 못 찍겠다고 한다"라고 말하는 등 이 후보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당내 경선 무효표 처리와 관련한 이의제기를 한 뒤에도 "이 후보가 많은 흠결이 있고 경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적 사연이 있는데도 본선에 나가서 이길 수 있겠느냐. 진다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이 후보로는 대선에 승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도 이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며 시위를 펼치는 등 당내 분열의 양상이 나타났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의 한 찻집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양측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서로를 향해 욕설을 하고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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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이낙연 캠프 좌장 격인 설 의원의 합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민주당은 설 의원의 합류가 당내 지지층 결집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에게 선대위원장 자리를 꾸준히 제안했다. 설 의원은 당의 제안에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결국 공동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의원의 선대위 합류가 당내 지지층 결집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설훈, 홍영표 의원은 분명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인물들"이라면서도 "하지만 당내 지지층 사이 분열의 골이 워낙 깊어 화학적 결합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 차원에서는 두 의원이 지지층 결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겠지만,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고 해서 얼마나 적극성을 띄고 활동할지 가늠할 수 없다는 부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1차 인선을 마무리하고 오는 2일 선대위를 공식 출범한다. 행사는 당 지도부와 선대위 주요인사 등 499명이 참여하는 대형 규모로 치를 예정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