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전에 붐비던 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 모습.   한경DB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전에 붐비던 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 모습. 한경DB
“대기자가 많아 연결할 수 없습니다.”

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뷔페 ‘더 파크뷰’의 예약 전화는 하루 종일 연결이 어려웠다. 다음달 예약을 받는 첫날이어서 전화가 폭주한 탓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평일 저녁 예약도 오전에 일찌감치 마감됐다”고 말했다.

요즘 서울 특급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이 기폭제가 됐다. 그간 억눌렸던 외식 수요와 ‘보상 소비’ 심리가 겹치면서 한 끼에 20만원 안팎의 고가 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예약 규모도 8~10명 등으로 커졌다. 호텔업계에선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특수에 대한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롯데호텔만 해도 레스토랑 예약이 연말까지 거의 만석이다. 소공동과 잠실 롯데호텔의 모모야마(일식), 도림(중식), 무궁화(한식) 등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의 주말 룸 예약이 12월 말까지 90% 이상 찼다. 롯데호텔의 최상급 브랜드인 시그니엘 서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은 평일 예약률조차 90%를 넘었다.

신세계그룹의 호텔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상황이 비슷하다. 웨스틴조선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아리아’와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의 한식당 ‘이타닉 가든’, 레스케이프의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라망시크레’ 등 서울 호텔들의 레스토랑 주말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한 끼에 최고 15만원으로 유명한 조선팰리스의 뷔페 ‘콘스탄스’도 만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비상이 걸렸던 지난해 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겨울 호텔업계는 정부의 연말 방역 강화 대책으로 객실 예약률이 50% 이하로 제한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사흘 앞둔 때였다. 레스토랑에서도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이 제한됐다. 호텔들은 객실과 레스토랑 예약 손님들에게 전화를 돌려 취소에 대한 양해를 구해야 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라 외식 자체에 거부감이 컸던 시기”라며 “서울의 호텔은 대부분 레스토랑 단체예약 문의가 거의 없었고 가족 단위 예약객도 손에 꼽았었다”고 했다.

호텔업계는 연말을 앞두고 시행된 위드 코로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화호텔&리조트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더플라자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세븐 스퀘어’ 예약률이 두 배가량 높다”며 “비즈니스 모임 예약 문의가 늘어나는 등 최근 1~2주 사이에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행사와 세미나 등 대규모 행사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선포 후 12월 마지막주를 빼고 연회장 예약이 마감됐다”며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인원 제한이 확 풀려 기업 시상식과 동창생 모임 등 200~300명 규모의 행사 문의가 최근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