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코앞인데 고3 교실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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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학습 허용일' 늘어나자
신청서 내고 학원서 수능 공부
'가정학습 허용일' 늘어나자
신청서 내고 학원서 수능 공부
1일 경기 성남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은 4명뿐이었다. 이 학교 교사 신모씨(26)는 “대학수학능력시험(18일 시행)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 반 정원인 20명 중 실제로 등교하는 학생은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학교에 오지 않아도 되는 ‘가정학습 허용일’ 수가 늘어나자 고3이 등교하기보다 집이나 학원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신 교사는 “아예 가정학습 신청서를 내고 1주일씩 등교하지 않거나, 아침에 출석만 찍은 후 오전 9시 이전에 조퇴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수능이 다가오면서 학교에 가지 않는 고3은 점점 더 늘고 있다. 교육부 방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 중인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초1~2학년과 고3은 전면 등교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가정학습 허용 일수가 기존 40일에서 57일 내외(수업 일수의 30%)로 늘어나, 실제 학교에 오는 인원은 많지 않다는 전언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고3은 입시철이 되면 학교에서 수업 진도를 나가지 않고 개인적으로 수능이나 수시를 준비하는 사례가 많았다. 신 교사는 “이전에는 의무 출석일이 있어 등교했다면, 이제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아예 학교 출석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학생 인생에 너무 중요한 시기라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등교를 설득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교사는 학부모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지역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인 정모씨(28)는 “등교가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는 게 체감된다”며 “다른 지역 교사와 이야기를 나눠 보면 소위 학군이 좋고,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등교하지 않는 고3이 더 많다”고 했다.
학부모가 모이는 인터넷 맘카페에서도 입시철 고3 가정학습에 대한 글이 쏟아졌다. 성남시 분당구의 학부모가 모이는 맘카페의 한 이용자는 “학년말이 되면 교실 분위기도 어수선해지기 때문에, 차라리 등교시간을 아껴 집이나 독서실에서 자율학습하거나 학원 수업을 듣는 게 낫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코로나19로 학교에 오지 않아도 되는 ‘가정학습 허용일’ 수가 늘어나자 고3이 등교하기보다 집이나 학원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신 교사는 “아예 가정학습 신청서를 내고 1주일씩 등교하지 않거나, 아침에 출석만 찍은 후 오전 9시 이전에 조퇴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수능이 다가오면서 학교에 가지 않는 고3은 점점 더 늘고 있다. 교육부 방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 중인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초1~2학년과 고3은 전면 등교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가정학습 허용 일수가 기존 40일에서 57일 내외(수업 일수의 30%)로 늘어나, 실제 학교에 오는 인원은 많지 않다는 전언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고3은 입시철이 되면 학교에서 수업 진도를 나가지 않고 개인적으로 수능이나 수시를 준비하는 사례가 많았다. 신 교사는 “이전에는 의무 출석일이 있어 등교했다면, 이제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아예 학교 출석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학생 인생에 너무 중요한 시기라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등교를 설득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교사는 학부모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지역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인 정모씨(28)는 “등교가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는 게 체감된다”며 “다른 지역 교사와 이야기를 나눠 보면 소위 학군이 좋고,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등교하지 않는 고3이 더 많다”고 했다.
학부모가 모이는 인터넷 맘카페에서도 입시철 고3 가정학습에 대한 글이 쏟아졌다. 성남시 분당구의 학부모가 모이는 맘카페의 한 이용자는 “학년말이 되면 교실 분위기도 어수선해지기 때문에, 차라리 등교시간을 아껴 집이나 독서실에서 자율학습하거나 학원 수업을 듣는 게 낫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