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집계됐다. 경기 위축과 확장을 구분하는 기준선인 50 미만으로 9월(49.6)보다 더 낮아졌다. 장지웨이 핀포인트에셋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PMI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작년 2월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제외하고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물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9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작년 동월 대비 10.7% 상승해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려운 많은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지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신호는 중국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 활동이 정체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물가가 장기가 상승함과 동시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처음 인식된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 기업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업스트림 단계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투입 자재를 의미한다. 다운스트림은 제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과정으로 고객과 더 가까운 단계를 가리킨다. 레이먼드 영 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생산 지수와 물가 지수의 강력한 상승으로 중국 산업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명확히 볼 수 있다"며 "산업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측은 이날 메모를 통해 "PMI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전력 공급 감소, 자재 부족, 높은 투입 비용으로 공장 생산량이 정체됐다고 호소했다"며 "중국은 현재 석탄 부족 문제로 심각한 전력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들은 재고를 더 줄여야 하고 배송 기간이 길어졌다"며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