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소식통 "미중 간 암묵적 합의…공개는 정치적 의도"
홍콩매체 "대만 내 미군 존재, 미중 간 40년 공공연한 비밀"
대만 총통이 대만 내 미군의 존재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해 파장이 일었지만 사실 이는 미·중 간 40년 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SCMP는 미국이 1979년 대만과 단교한 후 1980년부터 비공식적 방위 교류를 위해 일부 군인사를 연락장교로 대만에 배치해왔다는 것을 중국이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군 소식통은 "미국이 1980년대 이후 대만에 '고문'(adviser)이라는 공식 직함을 단 약 십여명의 하위계급 장교를 둬왔다는 것을 중국이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 장교들은 훈련을 돕는 등 미국과 대만 간 방위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연락팀처럼 활동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이고 암묵적인 상호 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했지만 1982년 상하이에서 합의한 미·중 코뮈니케에 근거해 대만과 문화, 경제를 비롯한 다른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은 이어 '대만관계법'을 제정, 중국의 반대에도 대만에 방어 무기를 제공하고 중국의 침공 등 유사시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소식통은 중국은 미 해병대의 또다른 인력들이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경비를 위해 대만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현직 해병대 장교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만 국방부 부부장(차관)을 지낸 린충핀(林中斌)은 미 해병대가 대만 장교들과 작업하고 미국재대만협회에 배치되는 것은 수십년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SCMP에 "그건 전혀 큰일이 아니다.

미국은 이따금 대만군의 훈련을 돕기 위해 군 인사를 보내는데, 이는 무기 판매 사후 서비스의 일환일 수도 있고 가끔은 단지 순수하게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미군 장교도 대만에서 제복을 입지 않는다는 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중 간 암묵적 이해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미군이 대만군을 돕기 위해 대만에 있다고 밝히면서 깨졌다.

SCMP는 "대만 내 미군의 존재가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동안에는 중국도 거의 반발하지 않았으나, 지난주 차이 총통이 이를 공식 확인하면서 중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도록 내몰았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 국방부에 재직했던 드루 톰슨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객원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무기 판매는 훈련과 지원도 포함하는 것이라며 "(대만 내 미군의 존재가) 최근 언론에 공개됐다고 현 상태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일하게 하나 새로운 것은 중국이 정치적인 의도로 격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군 소식통도 40여년 암묵적인 합의를 깬 것은 "중국 당국을 도발하려는 정치적으로 의도된 시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략적이고 암묵적인 상호 합의를 공개적으로 까발린 것은 그러한 합의를 정치적 이슈로 전환시키려는 목적"이라며 "이는 미국과 중국, 중국과 대만, 미국과 대만 관계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홍콩매체 "대만 내 미군 존재, 미중 간 40년 공공연한 비밀"
이런 가운데 전날 대만 연합보는 미국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특전협력팀'을 대만에 보내 대만군의 훈련의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만 육군사령관 쉬옌푸(徐衍璞) 상장(중장)이 이끄는 대만 대표단이 지난달 초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미·대만 육군의 '루웨이'(陸威) 프로젝트 연례 회의에서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만언론은 특전협력팀 외에도 미 육군 안보지원여단(SFAB) 병력이 지난 4월부터 북부 신주(新竹) 후커우(湖口) 지역의 육군통합평가센터에서 훈련과 평가작업을 진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