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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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는 2일 "높은 집값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런 일,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책에 대한 사실상의 '반성문'을 내놓은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방이동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께 너무 많은 고통과 좌절을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라고 했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에 대해 직접 사과한 것이다.

이 후보는 "공직 개혁 부진으로 정책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은 결혼, 출산, 직장을 포기하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런 일,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이날 연설을 두고 문 대통령과 본격적인 각 세우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특히 부동산 급등이 이번 대선에서 핵심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후보가 직접 민심 이반을 수습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민주정부와 민주당이 잘한 것도 많지만, 민생에서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문재인 정부의 빛과 그림자 역시 저의 몫"이라고도 언급했다.

다만 이 후보는 "이재명 정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쌓아온 토대 위에 잘못된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필요한 것은 더하겠다"며 전임 정부의 발전적 계승을 강조했다. 이 후보가 지난달 26일 문 대통령과의 청와대 차담 뒤 선물로 받은 넥타이를 착용한 것을 두고도 문재인 정부의 계승 의지를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보수층까지 공략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탈 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