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일찍 맞아 효과 떨어져
사망자도 3배 가까이 증가
의료계 "부스터샷 앞당겨야"
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24일 돌파감염자는 1만92명이었다. 지난 9월(8911명)보다 13% 증가했다. 집계를 시작한 4월 이후 누적 돌파감염자는 2만3072명에 달한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사이에서 돌파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60대 돌파감염은 접종자 10만 명당 23.6명(9월 19일)에서 한 달 만에 98.5명(10월 24일)으로 4.2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70대는 3배(34.7명→102.9명), 80대 이상은 2.4배(50.5명→120.1명)로 증가했다. 사회적 활동량이 많은 30대(1.1배)보다도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들 연령층은 18~59세보다 일찍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며 코로나19 예방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고령층 돌파감염이 늘어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10월 셋째주(18~24일) 기준 돌파감염자 중 사망한 사람은 22명이었다. 9월 넷째주(20~26일)엔 8명이었다. 한 달 새 3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위중증 환자는 같은 기간 39명에서 84명으로 2배로 증가했다. 신규 돌파감염자 대비 위중증률은 1.4%에서 2.6%로 늘어났다.
의료계에선 ‘부스터샷(추가 접종)’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는 일단 계획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추가 접종 간격은 ‘기본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하며, 전체 고위험군 접종을 일괄적으로 앞당기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올겨울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파라인플루엔자 환자도 9월 중순 50명대에서 10월 중순 500명대로 늘고 있다. 환자 10명 중 9명은 6세 이하였다. ‘여름 감기’로 불리는 파라인플루엔자는 4~8월에 집중적으로 유행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예외적으로 10월 이후에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파라인플루엔자는 예방 접종이나 치료약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파라인플루엔자 환자 증가는 인플루자엔자 유행의 전조 증상으로도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