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빌딩 매매시장에서 ‘강남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3분기 오피스 빌딩 거래 10건 중 7건이 강남권(한강 이남 및 분당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오피스 빌딩 거래금액은 4조원을 넘겼다.

2일 신영 부동산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서울 및 분당권역에 있는 중대형 오피스 빌딩(거래 면적 3300㎡ 이상) 거래 건수는 총 29건(4조4740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2분기(32건·4조8225억원)에 비해 거래 금액이 소폭 감소했지만, 두 분기 연속 4조원대를 기록했다. 두 분기 연속 거래금액이 4조원을 넘기는 지난해 3, 4분기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해외 부동산 상품의 거래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진한 데 따른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강남권과 강북권 간의 차별화 현상도 뚜렷했다. 지난 3분기 중대형 오피스 빌딩 거래 총 29건 중 21건(72.4%)이 강남권에서 발생했다. 서초구 양재 하이브랜드, 방배빌딩과 강남구 메이플타워, 재승빌딩 등이 매매됐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1~9월)으로 기간을 늘리면 총 81건 중 59건(72.8%)이 강남권 거래였다.

리서치센터는 판교 입주 업체들의 강남권 오피스 빌딩 매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요로 커진 판교의 정보통신기술, 바이오 등의 업체들이 판교 인근인 강남권 오피스 수요자로 나섰다는 얘기다. 종로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구도심 빌딩의 노후화도 이유로 꼽혔다. 강북권의 오피스 빌딩은 1970년부터 공급되기 시작해 강남권보다 연수가 오래된 건물이 대다수다. 여기에 협소한 주차 공간 등 단점이 더해져 거래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 구조가 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갈수록 재편되고 있어 강남과 강북 오피스 빌딩의 양극화는 당분간 심화될 것이라고 리서치센터는 전망했다. 최재견 신영 부동산리서치센터장은 “성수와 용산이 강북권의 새로운 오피스 공급처로 떠오르면서 정보통신기술 및 엔터테인먼트 업종 사무실이 이전하는 경우가 늘었지만 강남권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북권 오피스 빌딩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을 통해 건물 자체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리서치센터는 올 4분기 4000억원 규모의 ‘수내역 분당 퍼스트 타워’, 1조원짜리 ‘판교 알파리움타워’ 등 최소 3조원대 거래가 예정돼 있어 올해 연간 거래금액은 사상 최초로 1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