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이 5000만원 넘게 긁어
온라인 명품시장 붐 이제 시작"
이달 리셀 플랫폼도 오픈 예정
최형록 발란 대표(34·사진)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30대 중심이던 발란의 방문자 연령대가 40~50대로 높아지면서 거래액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결제 한도를 5000만원 미만으로 설정해놓은 발란은 최근 “결제가 안 된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큰손 고객의 실체를 확인했다.
발란은 명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을 없애겠다는 생각에 2015년 설립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세계 부티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100만원 이상 고가 상품을 백화점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성장세는 코로나19 사태가 기폭제가 됐다. 해외에서 명품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진품 감정이 완료된 상품을 클릭 한 번으로 하루 만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국내에선 선발주자인 머스트잇, 트렌비 등이 발란과 경쟁 중이다. 최 대표는 “약 15조~20조원인 한국 명품시장에서 온라인 명품시장은 20% 수준”이라며 “경쟁이 치열해 보이지만 온라인 구매 경험이 없는 신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잠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발란은 지난달 배우 김혜수 씨를 모델로 쓴 이후 이달 거래액이 46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여섯 배 증가한 규모다. 최 대표는 “중년 여성을 겨냥해 김혜수 씨를 광고 모델로 영입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고 말했다.
발란은 지난달 네이버와 신한캐피탈, KTB네트워크 등에서 3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 대표는 이를 명품 리셀 플랫폼 출시, 일본 진출, VIP 서비스 개선 등 3개 신규 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중고 명품을 사고파는 리셀 플랫폼은 이달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은 온라인 전환이 한국보다 한발 늦어 국내와 같은 명품 온라인 플랫폼이 없는 점을 눈여겨봤다.
최 대표는 “우선 국내 명품 시장에서 발란 점유율을 10%(2조원)로 올리고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