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을 감추기 위해 방호복을 입은 상태서 전 연인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는 50대 남성.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신분을 감추기 위해 방호복을 입은 상태서 전 연인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는 50대 남성.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헤어진 연인의 차량과 자전거, 자택 등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한 것도 모자라 전 연인 지인의 차량까지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해 따라다닌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A씨(57)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중순께 옛 연인이었던 50대 여성 B씨가 지인들과 함께 있는 카페에 찾아가 차량으로 가게에 돌진할 것처럼 위협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A씨는 B씨에 대화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차량에 탑승한 뒤 배기음 소리 등을 내면서 위협했다.

또 B씨의 차량과 자전거, B씨 지인의 차량 등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해 지난 7월부터 10월말까지 4개월간 계속 따라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의 주거지에서도 위치추적장치 2대를 추가로 발견하는 등 총 6대의 위치추적장치가 B씨의 주변에서 발견됐다.

경찰이 확보한 현장 CCTV 영상에는 신분을 감추려 방진복까지 입은 A씨가 B씨 차량 등에 위치추적 장치를 설치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 연인 차량에 위치추적 장르 부착하고 있는 50대 스토커.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전 연인 차량에 위치추적 장르 부착하고 있는 50대 스토커.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A씨는 경찰에서 "B씨가 헤어지자고 했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따라다녔다"고 진술했고, B씨의 차량 등에 설치한 위치추적장치는 인터넷에서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경찰청은 사안이 중대하고 피해자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직접 수사를 맡았고, 지난달 26일 경기도 모처에서 은신하고 있던 A씨를 체포했다.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스토킹 범죄의 초기 단계뿌터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또 위치추적장치를 이용한 범죄 예방을 위해 장치 구매자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고, 수사기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에 건의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