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명 영화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이 경찰에 해당 주제로 전화 통화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2일 연합뉴스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고소인 A 씨는 지난 7월 감독 B 씨에게 전화를 걸고 "분명히 그 호텔에서 제 팔을 잡아끌고 침대로 저를 데리고 간 것, 그 성폭행 부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달 27일 유명 감독 B 씨에게 2003년 10월께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강간치상 혐의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 씨는 해외사업을 하던 중 현지를 찾은 B 씨와 만났고, B 씨가 속옷을 선물했을 뿐 아니라 호텔 방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녹취록은 A 씨가 B 씨를 고소하며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서 B 감독은 혐의를 부인했다. B 감독은 "(호텔 방에서) 혼자 자고 있는데 A 씨가 들어온 것으로 기억한다"며 "제가 가짜로 기억하고 있냐"면서 반박했다. A 씨가 먼저 방으로 찾아왔기에 성폭행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A 씨는 "이 이야기를 전화로 할 수 없고,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사과를 받고 싶다"고 요구했지만, B 감독은 "지금은 이동 중"이라며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답했다.

또한 "성폭력 관련해서는 A씨도 잘 아시지만, 민감하지 않냐"면서 "하루아침에 기사가 나오는 순간 저는 박원순이나, 말씀하신 김기덕이나 이런 사람이 될 거다"라고 되물었다.

앞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돼 사회적인 비난을 받았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고 김기덕 감독을 언급하며 미투로 실명이 언급됐을 때 파장을 전한 것.

A 씨 측은 B 씨가 통화에서 간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A 씨가 B 씨의 방에 찾아왔다면서 거짓 변명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해당 녹취록을 검토한 후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