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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은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수도문물연구원과 함께 인사동 발굴 문화재를 선보이는 기획전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을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연다고 2일 밝혔다.
발굴조사로 수습한 조선 전기 금속활자 1천632점은 1부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임진왜란 이전에 만든 금속활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한글 활자 소자(小字) 약 30점만 현존한다고 알려졌는데, 인사동에서는 한자 활자와 한글 활자가 모두 발견됐다.
아울러 세종이 지시해 신숙주·박팽년 등이 1448년 편찬한 운서인 '동국정운'(東國正韻) 표기법을 사용한 활자, 다양한 크기의 한글 활자가 확인돼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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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주조 시기를 확정한 활자 304자와 추가 연구가 필요한 활자 1천300여 자를 구분해 전시했다.
박물관은 금속활자 304점 중 48점은 1434년에 만든 갑인자(甲寅字), 42점은 1455년에 주조한 을해자(乙亥字), 214점은 1465년 제작한 을유자(乙酉字)로 분류했다.
금속활자는 보통 주조한 해의 육십갑자를 붙여 부른다.
전시에서는 조선시대에 금속활자 주조를 담당한 관청인 '주자소'(鑄字所) 현판도 공개된다.
또 금속활자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확대경과 휴대용 컴퓨터도 제공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 중 '화'(火) 자와 '음'(陰) 자는 1435년 갑인자로 찍은 책인 '근사록'(近思錄)과 서체·크기가 동일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형태와 모양이 같은 활자 48점을 골라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을해자와 을유자로 확인된 활자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보유한 1461년 '능엄경'과 호림박물관에 있는 '원각경'과 대조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속활자의 주조 시기를 확정하려면 책과 비교하는 작업 외에 성분 분석 같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 학계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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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정시의는 세종 연간인 1437년 중국에서 전래한 천문시계를 소형화하고 기능을 향상한 주야 겸용 시계다.
낮에는 해의 그림자로, 밤에는 별 관측으로 시간을 측정했다.
그동안 기록으로만 전하고 실물은 없었으나, 인사동에서 고리 부분이 출토됐다.
전시에서는 박물관 소장품인 해시계 '소일영'(小日影)도 볼 수 있다.
소일영 전체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일전은 물시계에서 시간을 알려주는 인형을 작동시키는 구슬을 방출하는 부품이다.
승자총통과 소승자총통은 제작 시기가 각각 1583년과 1588년이다.
유물 외에 인사동 발굴 참여자의 목소리를 담은 영상, 음악가 박다울 씨가 작곡한 곡도 감상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