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명확한 탄소제로 제시않으면 유가 폭등"-뱅크오브아메리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국제유가(브렌트유)가 내년 6월 말까지 배럴당 12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진행중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격적인 탄소제로 목표를 향한 명확한 경로가 나오지 않는다면 에너지가가 폭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fA는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세계 석유 수요 회복이 향후 1년 반 동안 계속해서 공급을 앞지를 것이고, 이는 재고 감소로 이어지면서 유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BofA는 한달 전 '매운 추운 겨울이 닥칠 경우' 유가가 향후 6개월내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는데, 전망치를 더 높인 것이다. 당시엔 날씨가 유가 상승을 촉발할 가장 큰 요인으로 봤지만, 이제는 수요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수요가 곳곳에서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가뿐 아니라 석탄, 천연가스 등이 가격이 치솟고 특히 유럽과 아시아의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로 환산하면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

BofA는 천연가스를 석유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델타 변이 확산세가 꺾이면서 세계적으로 항공 여행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원유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봤다. BofA는 유가는 수요 파괴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 아래로 유지될 것이라며, 각국의 완화적 재정· 통화정책으로 인해 석유 수요 성장은 견실하게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COP26, 명확한 탄소제로 제시않으면 유가 폭등"-뱅크오브아메리카
Bof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의 증산 능력을 감안하면 향후 2년간 수급이 아주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OPEC+ 산유국들의 생산 가능량도 그동안의 과소 투자로 인해 크지 않고, 미국 셰일오일의 유가 대비 공급 탄력성은 과거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유가가 올라도 원유 공급이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BofA는 '세계 각국이 'COP26'에서 공격적인 탄소제로 목표를 향한 명확한 경로를 도출하는 데 실패한다면 이는 2020년대에 세계가 향후 생산가능한 원유량보다 더 많은 원유가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유가도 현재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스퀴즈(squeeze)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