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황·강재 가격 안정…반등하던 조선株, 파업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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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9~12일 파업 찬반투표
후판 값 하락에 충당금 환입…현대重그룹, 3분기 흑자전환
“의미 있는 매출 증가, 내년 하반기부터”
후판 값 하락에 충당금 환입…현대重그룹, 3분기 흑자전환
“의미 있는 매출 증가, 내년 하반기부터”
잘 나가던 조선기업들 주가가 꺾였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영향이다. 조선기업들은 선박 발주 시황이 여전히 호황인 가운데, 강재 가격까지 안정되면서 지난달 말부터 상승 탄력을 받던 중이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현대중공업은 2.11% 하락한 1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오는 9~1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장 초반 전해진 영향이다. 여기서 파업 찬성이 결정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신청한 쟁의조정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파업 가능성에 전일에는 하락했지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기업들의 주가는 지난달 22일께부터 상승 탄력을 받았다. 잇따른 선박 수주 소식이 상승세의 불을 당겼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14일과 21일 각각 컨테이너선 4척과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18일과 25일에 각각 셔틀탱커 7척과 LNG운반선 4척을, 현대중공업은 같은달 25일 석유화학운반(PC)선 4척을 수주했다.
잇따른 수주소식에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현대중공업은 17.91%가, 한국조선해양은 7.40%가, 대우조선해양은 10%가 각각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이뤄진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적발표도 조선기업들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579억원과 영업이익 1417억원을, 현대중공업은 매출 1조9005억원과 영업이익 747억원을, 현대미포조선은 매출 6194억원과 영업이익 34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세 회사 모두 지난 2분기에는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분기의 적자는 후판(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급등 때문이었다. 조선사들과 철강사들은 반기 단위로 후판 공급 가격 협상을 하는데, 올해 하반기 공급받을 후판 값을 대폭 인상하기로 합의해 이미 수주해 짓고 있는 선박들에 추가 공사비가 들어가게 됐다. 이에 조선사들은 추가 공사비를 계산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에 후판 가격이 안정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쌓아뒀던 충당금 중 일부가 환입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흑자 전환에 대해 “강재(후판) 가격 하락과 환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환입효과가 1800억원 이상 반영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한국에서 유통되는 후판 가격은 톤(t)당 125만원으로, 석달 전에 비해 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으로 수입되는 후판 가격도 4.2% 내렸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철강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 중 일부를 환입해 실적을 개선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도 지난 2분기 각각 1조75억원과 437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까지 조선사들의 수익 창출 능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작년 말부터 수주 랠리를 펼쳤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할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선박을 수주하면 약 1년동안의 설계 기간을 거쳐, 조선소에서 실제 작업이 이뤄질 때부터 매출을 인식한다.
엄 연구원은 “3사 합산 기준 연초에 4조153억원이었던 수주잔고가 3분기말 기준 4조9455억원으로 23% 증가했다”며 “인도시기를 감안해 산정한 추정 매출이 의미 있게 증가하는 시기는 내년 하반기”라고 분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현대중공업은 2.11% 하락한 1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오는 9~1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장 초반 전해진 영향이다. 여기서 파업 찬성이 결정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신청한 쟁의조정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파업 가능성에 전일에는 하락했지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기업들의 주가는 지난달 22일께부터 상승 탄력을 받았다. 잇따른 선박 수주 소식이 상승세의 불을 당겼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14일과 21일 각각 컨테이너선 4척과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18일과 25일에 각각 셔틀탱커 7척과 LNG운반선 4척을, 현대중공업은 같은달 25일 석유화학운반(PC)선 4척을 수주했다.
잇따른 수주소식에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현대중공업은 17.91%가, 한국조선해양은 7.40%가, 대우조선해양은 10%가 각각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이뤄진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적발표도 조선기업들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579억원과 영업이익 1417억원을, 현대중공업은 매출 1조9005억원과 영업이익 747억원을, 현대미포조선은 매출 6194억원과 영업이익 34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세 회사 모두 지난 2분기에는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분기의 적자는 후판(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급등 때문이었다. 조선사들과 철강사들은 반기 단위로 후판 공급 가격 협상을 하는데, 올해 하반기 공급받을 후판 값을 대폭 인상하기로 합의해 이미 수주해 짓고 있는 선박들에 추가 공사비가 들어가게 됐다. 이에 조선사들은 추가 공사비를 계산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에 후판 가격이 안정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쌓아뒀던 충당금 중 일부가 환입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흑자 전환에 대해 “강재(후판) 가격 하락과 환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환입효과가 1800억원 이상 반영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한국에서 유통되는 후판 가격은 톤(t)당 125만원으로, 석달 전에 비해 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으로 수입되는 후판 가격도 4.2% 내렸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철강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 중 일부를 환입해 실적을 개선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도 지난 2분기 각각 1조75억원과 437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까지 조선사들의 수익 창출 능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작년 말부터 수주 랠리를 펼쳤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할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선박을 수주하면 약 1년동안의 설계 기간을 거쳐, 조선소에서 실제 작업이 이뤄질 때부터 매출을 인식한다.
엄 연구원은 “3사 합산 기준 연초에 4조153억원이었던 수주잔고가 3분기말 기준 4조9455억원으로 23% 증가했다”며 “인도시기를 감안해 산정한 추정 매출이 의미 있게 증가하는 시기는 내년 하반기”라고 분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