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이 KT의 로봇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해 운영하는 모습. /KT 제공
한 중소기업이 KT의 로봇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해 운영하는 모습. /KT 제공
통신업계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대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반도체, 원자재 등을 이용해 상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접적인 영향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 생산 차질에 따른 통신 가입자 감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말 5222만3000명, 올 3월 5253만3000명, 6월 5348만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심해진 올 3분기엔 뒷걸음질쳐 9월 5337만1000명으로 줄었다.

모바일 가입자로부터 받는 통신요금은 통신사의 가장 큰 수익원이다. 스마트폰 생산 차질과 통신 가입자 감소 현상이 길어지면 통신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KT는 이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주력해 온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 핀테크 등 신(新)사업을 적극 키워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데이터 처리량 급증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IDC 사업은 일찍이 집중 투자해 14개의 IDC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대다. KT는 올 5월에도 서울 구로구에 ‘KT IDC 남구로’를 신설했다. AI 사업은 AI 콜센터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덕분에 IDC, AI가 포함된 KT의 AI/DX 분야 매출은 작년 2분기 1292억원에서 올 2분기 1372억원으로 늘었다.

로봇의 경우 올 7월 식당 서빙로봇 판매를 시작했다. 9월엔 중소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용 로봇 도입과 최적화,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 번에 지원하는 ‘로봇 패키지’ 사업을 시행했다. 핀테크 사업은 KT의 금융 계열사 케이뱅크의 영업을 확대하는 한편 새로운 금융 서비스 출시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엔 기업의 반복된 경리 업무를 자동화하는 ‘KT 클라우드 경리나라’를 선보였다.

반도체 수급난은 회사의 사물인터넷(IoT) 사업에도 영향을 줬다. IoT 단말기에 들어가는 통신 모듈·안테나 등 제조 기업이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KT는 대응 차원에서 통신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한편 중소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직 반도체 수급 불균형,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영향은 미미하다”면서도 “관련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