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의 사이먼앤드슈스터 인수합병(M&A)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정부가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사이먼앤드슈스터는 스티븐 킹과 존 그리샴, 댄 브라운 등 유명 작가를 보유한 미국 3위 출판사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21억75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에 이르는 두 업체 간 M&A 계약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펭귄랜덤하우스의 시장 지배력이 독점에 가깝게 비대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NPD북스캔에 따르면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27%에 달한다.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세계 최대 출판사인 펭귄랜덤하우스가 경쟁업체를 인수하도록 허용한다면 출판업계에서 전례 없는 지배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며 “결국 인세가 낮아지고 책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등 피해는 작가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두 업체가 합병 이유로 내세운 ‘아마존과의 협상력 강화’도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두 업체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해 M&A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펭귄랜덤하우스의 한 임원이 합병 후 목표가 아마존의 주요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펭귄랜덤하우스와 사이먼앤드슈스터는 즉시 반박 성명을 냈다. 두 업체는 “합병을 가로막는 것은 법무부가 보호한다고 주장한 바로 그 작가들에게 해를 가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소송에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번 소송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반독점 규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이번 소송은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 전반에 걸쳐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