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Z홀딩스가 호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가 급등했다. 네이버의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 간 경영 통합이 조금씩 효과를 내고 있는 한편 광고 수요 회복이 영향을 미쳤다.

2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Z홀딩스의 ADR은 전 거래일 대비 4.95% 오른 13.15달러에 장을 마쳤다. Z홀딩스는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손잡고 지난 3월 탄생시킨 합작회사다.

호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Z홀딩스는 2일 일본 시장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통해 7~9월 매출이 3776억엔을 기록, 전년 대비 33.3%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641억엔으로 같은 기간 35% 늘었다. 반기(4~6월)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4.8% 증가한 7504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Z홀딩스 측은 실적 발표에서 “이번 실적 발표의 하이라이트는 실적 그 자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광고 수요 회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쪼그라들었던 광고 수요가 다시 회복돼 전체 광고사업 매출은 1339억엔으로 전년 대비 67% 늘었다. 라인의 매출 역시 광고 수요 회복과 비용 절감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7.8% 증가한 741억엔을 기록했다. 라인은 일본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위치에 있는 SNS로,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

신사업들도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같은 기능인 ‘라인기프트’ 역시 거래대금(취급액)이 전년 대비 184.3% 급증했다. 최근 라인기프트는 향수 브랜드 조말론 등을 입점시켰다. 핀테크 부문에선 라인증권이 온라인 증권업계 최단기간 100만 계좌를 달성했다. 원래 일본 주식은 100주 단위로 거래할 수 있지만, 라인은 자체 시스템을 통해 1주 단위로 거래할 수 있게 했다.

라인과의 경영 통합 시너지는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라인은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됐다는 논란에 시달린 바 있는데, 이 때문에 라인과 야후 ID의 연계가 예상보다 늦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Z홀딩스 측에 따르면 양사 간 ID 연계는 이르면 내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라인페이와 페이페이 등 중복 사업이 통합되면서 올해 100억엔가량의 비용 절감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Z홀딩스 측 설명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